‘3색 화살표 신호등’ 결국 백지화… 趙 경찰청장 간담회서 밝혀
입력 2011-05-16 21:29
경찰이 ‘3색 화살표 신호등’ 운영을 중단키로 했다. 혼란스럽고 왜 바꾸는 건지 모르겠다는 부정적 여론의 벽을 끝내 넘지 못했다.
조현오 경찰청장은 16일 기자간담회에서 “3색 화살표 신호등을 확대 설치하는 계획은 보류하고, 시간을 갖고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서울 도심 11곳 등 전국 53개 교차로에서 시범 운영하던 3색 신호등을 모두 철거하고 홍보 활동도 중단키로 했다.
경찰은 지난 13일 공청회 여론조사에서 찬성과 반대가 각각 50%, 49%로 비슷하게 나옴에 따라 국민 상당수의 거부감을 극복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했다.
조 청장은 “공청회를 통해 충분히 설명했음에도 국민대표 절반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면서 “3색 신호등이 장점이 많은 제도라는 실체적 진실보다는 국민이 어떻게 인식하느냐가 중요하므로 ‘내가 옳으니 믿고 따르라’는 정책 추진은 더 이상 무리”라고 덧붙였다. 3색 신호등은 기존 4색등 대신 직진 차로엔 ‘빨간색-노란색-녹색’의 3색등, 좌회전 차로엔 화살표가 들어간 3색등이 설치된 형태다. 빨간색 화살표 때문에 운전자들이 혼란을 겪었다.
경찰은 ‘국민을 납득시키지 못한 채 정책을 추진하다 결국 좌초했다’는 비난을 받게 됐다. 조 청장은 “경찰 행정의 신뢰성에 흠이 될 수 있지만 겸허하게 국민의 뜻을 따르는 게 중요하다”며 “시행 보류에 따른 비난은 경찰이 감수할 수밖에 없고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