修身 못한 스트로스칸… 멀어져 간 佛 대권 꿈

입력 2011-05-16 01:06

IMF 총재, 성폭행 미수로 체포

도미니크 스트로스칸(62)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성폭행 미수 등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스트로스칸 총재가 뉴욕의 한 호텔 여종업원을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뉴욕 경찰에 붙잡혔다고 AP통신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 경찰 폴 브라운 대변인은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소피텔 스위트룸에서 스트로스칸 총재가 알몸 상태로 32세의 객실 청소원을 침실로 끌고 들어가 성폭행하려 했다”고 밝혔다.

이후 스트로스칸 총재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을 만나기 위해 JFK공항에서 파리행 에어프랑스 비행기에 탑승했지만 이륙 직전 체포됐다. 뉴욕 경찰은 “현장에 휴대전화와 소지품 등이 남아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가 서둘러 사건 현장을 떠나려고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피해자는 가까스로 탈출한 뒤 인근 루스벨트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스트로스칸 총재를 형사적으로 처벌되는 성행위와 성폭행 미수, 불법 감금 등 3가지 혐의로 기소했다. 이들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 최대 45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스트로스칸 총재의 성폭행 소식에 모국 프랑스는 충격에 빠졌다. 특히 그는 내년 열릴 프랑스 대선에서 제1야당인 사회당의 유력 주자로 꼽히고 있다. 스트로스칸 총재가 아직 공식적인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는데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40% 후반대의 지지율을 기록 중이다. 지지율이 20%대까지 떨어진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을 여유 있게 앞선다.

이번 추문으로 프랑스 대선 구도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자크 아탈리 전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총재는 유럽1 라디오방송에서 “대선에서 도박을 할 수 없다. 사회당엔 다른 후보들이 있다”면서 스트로스칸 총재의 사회당 경선 참여를 반대하고 나섰다. 반면 집권 대중운동연합(UMP)은 반격의 기회를 잡았다. UMP의 르노 뮈즐리에는 “그의 행동은 프랑스 이미지에 대재앙이 됐다”며 “대선 구도도 완전히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극우정당 국민전선 대표 마린 르펜도 “이번 사건으로 스트로스칸의 대선 운동은 끝났다”고 말했다.

한편 스트로스칸 총재는 2008년 결혼한 IMF 아프리카지부 여성 연구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혐의로 IMF 내부조사를 받은 바 있다. 당시 IMF의 조사위원회는 불륜관계가 두 사람의 합의로 이뤄졌다며 사실상 스트로스칸을 사면해줬다. IMF는 이번 사건에 대해선 “모든 질문은 총재의 개인 변호사에게 하라”며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피했다. IMF는 16일 예정된 이사회에서 스트로스칸 총재의 거취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