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미시시피강 범람 위기… 대규모 농경지 침수피해 우려

입력 2011-05-16 01:24

미국 남동부 미시시피강의 홍수 피해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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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육군공병단은 14일 오후(현지시간) 루이지애나주 모간자 방수로의 125개 수문 중 1개를 열었다. 미시시피강의 수위가 계속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시시피강이 범람할 경우 200만명 인구가 밀집한 루이지애나 주도 배턴루지와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초토화됐던 뉴올리언스, 그리고 인근 11개 정유시설 등에서 대규모 침수피해가 예상된다. 배턴루지 등 미시시피강 유역엔 미국 전체 석유 생산의 12%를 차지하는 정유시설이 밀집해 있다. 이 지역의 피해를 막기 위해 불어난 강물을 농경지로 흘려보내는 궁여지책을 실행해 옮긴 것이다.

배턴루지 북서쪽 60㎞ 지점에 있는 모간자 방수로의 수문 개방은 1973년 이래 38년 만이다. 이 방수로를 개방할 경우 그만큼 예상 피해가 커진다. 공병단은 하루 이틀 안에 1~2개를 더 열 예정이며, 최악의 경우 125개 수문 중 4분의 1까지 개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단계적으로 수문을 개방하는 것은 지역 주민과 이 지역에 살고 있는 흑곰들이 대피할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서다.

수문 개방에 따라 수천㏊의 농경지와 재산이 침수될 것으로 예상됐다. 주민 최소 2만5000여명이 대피하고, 건물 1만1000여채가 직간접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수문 개방이 늘어날수록 피해는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공병단은 이달 초에도 미시시피강 상류 인구 밀집지역인 카이로시를 보호하기 위해 제방을 폭파시켜 미주리주 농경지대로 물을 흘려보냈었다. 현재 남동부 지역의 테네시주와 미시시피주, 루이지애나주의 60여개 카운티 지역이 연방 재해구역으로 선포된 상태다. 일부 지역에서는 주방위군이 동원돼 침수 예상 지역에 모래포대 쌓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미시시피강 상류 지역에는 최소 600㎜의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재난 당국은 집중호우로 늘어난 강물이 상류 지역인 일리노이주 카이로부터 하류 멕시코만에 이르는 1100㎞ 지역에서 400만명의 주민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