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bc방송 “빈 라덴, 오바마 암살 계획했다”

입력 2011-05-15 18:55

오사마 빈 라덴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암살할 계획을 꾸미고 있었다고 미 abc방송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정보당국이 빈 라덴의 은신처에서 발견한 일기장을 분석한 결과 빈 라덴은 그의 추종자들을 향해 오바마 대통령을 암살하고 2012년 미국 대선을 혼란에 빠뜨릴 방법을 찾아보라고 강조했다.

abc뉴스 자문위원이자 전직 미 연방수사국(FBI) 범죄심리분석관인 브래드 개럿은 “빈 라덴이 오바마 대통령을 암살하려 했던 것은 극히 개인적인 이유에서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슬람 신앙을 모독했다고 믿었다”면서 “빈 라덴은 몹시 화가 나 있었고 오바마 대통령 암살에 집착했다”고 분석했다. 최근 미국 정부가 공개한 동영상에서 빈 라덴은 TV를 보다가 오바마 대통령이 나오자 재빨리 채널을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고 abc방송은 전했다.

빈 라덴 사망 이후 보복 테러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전 세계가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미국은 9·11테러 10주년을 앞두고 열차역, 대규모 쇼핑몰, 미 프로농구(NBA) 경기장 등 민간인 시설에 대한 대테러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특히 대규모 조직에 의한 공격이 아닌 한두 명이 자발적으로 감행하는 ‘외톨이 늑대(lone-wolf)’형 테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마이클 다우닝 로스엔젤레스시 경찰국 대테러담당 부국장은 “이들이 빈 라덴 사망을 테러 행위에 대한 명분으로 삼고 행동에 나설 위험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빈 라덴이 테러 목표로 삼은 나라는 미국뿐 아니라 영국, 독일, 캐나다, 스페인, 이스라엘 등 모두 6개 국가였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4일 전했다. 영국 정보당국은 빈 라덴의 은신처에서 확보한 자료를 통해 이런 사실을 알아냈으며, 자료에는 영국에서 활동 중인 알카에다 조직원에 대한 정보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익명을 요구한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사령관은 데일리 비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빈 라덴이 은신처에서 가끔 알카에다나 탈레반의 지도자, 아랍권에서 자금을 대주는 사람 등을 직접 만났다”고 밝혔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