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원전 1호기 지하서 오염수 발견

입력 2011-05-16 01:23

원자로 내 핵연료가 대부분 녹는 ‘멜트다운’이 발생한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1호기 건물 지하에서 고농도 오염수가 3000t 발견됐다. 원자로 건물 지하에서 오염수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1호기에서는 그동안 터빈 건물과 외부 작업터널 등에 2만여t의 오염수가 고여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도쿄전력은 14일 배관 접속부에 균열이 생기면서 원자로 냉각을 위해 주입한 물 1만t 중 절반 정도가 누출된 것으로 추정했다. 도쿄전력은 기자회견에서 “2·3호기 원자로에서 1호기와 마찬가지로 멜트다운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시인했다.

1호기의 멜트다운은 대지진 발생 16시간 만에 사실상 완료된 것으로 조사됐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지진 발생 이후 2시간도 안돼 핵연료가 노출됐고 불과 16시간 만에 1호기의 노심이 대부분 녹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방사성 물질 세슘은 300㎞ 떨어진 수도권 토양까지 오염시키고 있다. 특히 도쿄도 내 일부 토양에서 세슘 농도가 ㎏당 최고 3000베크렐(㏃)을 넘었다고 아사히신문이 15일 보도했다.

긴키(近畿)대학 연구팀이 도쿄도 4개 지점에서 지난달 10∼20일 채취한 토양을 분석한 결과 고토(江東)구에서 ㎏당 3201㏃, 지요다(千代田)구에서 1904㏃의 세슘이 각각 검출됐다. 도쿄도 토양에서 검출된 세슘의 양은 벼 재배를 금지하는 제한치의 20분의 1 이하 수준이지만 축적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

또 이바라키(茨城)현 하수처리장에서 세슘은 최대 1만7020㏃이 검출되는 등 도쿄와 수도권의 하수처리장 오니(汚泥·진흙)에서 고농도 세슘이 발견됐다. 특히 군마(群馬)현 하수처리장 오니의 경우 약 14.5t이 이미 사이타마(埼玉)현 시멘트 공장으로 운송돼 시멘트 재료로 사용된 것이 밝혀졌다.

한편 후쿠시마 원전에서 유출된 방사성 물질에 의해 오염이 심해진 ‘계획적 피난구역’ 주민 7700여명의 대피가 15일 시작됐다. 이 구역은 의무적 피난구역인 경계구역(20㎞권내) 바깥에서 연간 방사선량이 20밀리시버트(m㏜)가 넘는 곳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