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명예 퇴진 고려” 英가디언 보도… 권좌 물러나 ‘대부’ 역할 모색

입력 2011-05-15 18:55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명예로운 퇴진을 계획 중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다피는 권좌에서 물러나 당분간 권력 배후에서 ‘대부’ 역할을 하며 권력을 이양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디언은 카다피 정권 내부 인사 4명을 인터뷰해 카다피의 이런 의중을 확인했다. 이들은 “카다피도 자신이 오래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 측근은 “카다피는 베네수엘라로 망명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권력의 뒤편으로 물러난 후에도 명예로운 삶을 살기 원한다”면서 “카다피는 스스로 권좌에서 물러난 후 일왕(日王)이나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처럼 살고 싶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나토군의 공습이 2개월간 계속되면서 리비아 정부군 시설의 대부분이 파괴됐고 최근에는 카다피 자신을 직접 겨냥하는 공격이 이어지자 카다피가 크게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카다피는 자신의 구상이 나토군의 공습을 중단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국제형사재판소(ICC) 검찰은 카다피와 아들 사이프 알이슬람, 정보당국 책임자 등 3명에 체포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스페인 라디오 방송이 보도했다. ICC 검찰은 성명에서 카다피 정권의 민간인 살상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용의자 3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16일 재판부에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은 “서방국 지도자들이 카다피 퇴진을 요구하면서 대화로 협상할 수 있는 가능성이 원천봉쇄됐다”고 비난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김준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