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김진표, 18대 마지막 국회 ‘중책’… 도울까? 싸울까?

입력 2011-05-15 21:29


한나라당 황우여·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가 원내 제1·2당의 사령탑에 오름에 따라 정치권은 이들이 어떻게 18대 국회 마지막을 이끌어갈지 주목하고 있다.

관측은 엇갈린다. 우선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며 주요 고비마다 합의를 이끌었던 전임 ‘김무성-박지원 콤비’에 이어 대화정치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있다.

성향면에서 두 사람 모두 온건하고 합리적인 데다 개인적 친분도 깊어 ‘말이 통하는 관계’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기 때문이다. 참여정부 시절 김 원내대표가 교육부총리로 재직할 때 당시 야당이었던 황 원내대표는 국회 교육위원장으로 호흡을 맞췄고, 18대 국회 전반기에도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서 함께 활동했다.

특히 장로 출신인 두 사람은 국회기독의원 모임의 멤버로 독실한 기독교 신자라는 종교적 공통점도 갖고 있다. 국회 폭력을 막자는 취지로 황 원내대표가 한나라당의 ‘국회 바로세우기 모임’에, 김 원내대표가 민주당의 ‘민주적 국회운영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점도 비슷하다.

황 원내대표는 15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김 원내대표와는 인간적인 신뢰가 있다”며 “국익과 민의를 따르는 데 있어 시각차는 있겠지만 여당이 못 볼 수 있는 야당만의 시각이 있다는 점을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두 사람이 비록 평화주의자라 해도 총선을 앞두고 ‘밀릴 수 없다’는 당내 압박이 커질 경우 극단적인 대립 구도가 재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상도 많다. 이달 말 예정된 인사청문회를 시작으로 6월 국회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 문제 등 격돌 가능성이 있는 현안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한·미 FTA에 대해 황 원내대표는 “이번 회기에 무리 없이 처리한다”는 입장이지만, 김 원내대표는 “이명박 정권에서 재협상한 한·미 FTA는 이익의 균형을 현저히 무너진 협상으로 절대 비준해서는 안 되고 재재협상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맞서고 있다.

실무협상을 주도할 원내수석부대표로 내정된 민주당 노영민 의원도 “황 원내대표가 한·미 FTA를 강행 통과시키지 않는다는 모임에 들어가 있고, 한나라당도 더 이상 청와대 거수기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에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 이명규 원내수석부대표는 “한·미 FTA를 체결해주는 대신 보완책을 마련하라고 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며 “그러나 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5%가 지지하는 재협상안을 민주당이 무조건 반대해 다시 재협상하라고 하면 국민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추가 감세의 경우 한나라당이 ‘소득세 감세 유지-법인세 감세 철회’ 기조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어 ‘부자감세 절대 반대’ 입장인 민주당과의 협상 추이가 주목된다.

명지대 신율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FTA와 청문회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지금은 탄탄해 보이는 두 원내대표의 당내 입지가 유지될지를 결정하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장희 엄기영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