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숙 환경장관 후보자 남편, 공천 탈락후 3년간 13억 벌어

입력 2011-05-15 21:27

유영숙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남편 남충희(56)씨가 2008년 총선 때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뒤 민간 회사에 취업해 지난달까지 급여로 총 13억여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홍영표 의원실에 따르면 남씨는 2006년 5월 국민중심당 후보로 대전시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했고 2007년 9월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2008년 총선에서 한나라당 대전 서구 국회의원 예비후보자로 나섰지만 경선에서 떨어졌다.

남씨는 경선 탈락 직후인 2008년 5월 SK건설 고문으로 취업했다. 같은 해 10월까지 일하면서 급여로 1억5000만원을 받았다. 2008년 11월 SK텔레콤 사장 겸 BCC(Beijing Culture City)추진단 단장으로 발령받아 12월까지 두 달간 급여 5500만원과 상여금 3억원을 수령했다. 이후 남씨는 SK텔레콤에 계속 근무하면서 2009년 2억7000만원, 2010년 4억5000만원, 2011년 1~4월 9100만원을 급여 및 상여금 명목으로 받았다. 공천에서 떨어진 뒤 만 3년간 13억여원을 번 셈이다.

하지만 남씨는 공천에서 떨어지기 전에는 소득이 거의 없었다. 2006년부터 2008년 4월까지 만 2년4개월 동안 마젤란인베스트먼트 회장으로 재직하며 한 달에 80만원씩 총 2240만원을 번 게 전부다. 남씨는 서울대 농대를 졸업한 뒤 미국 스탠퍼드대 건설경영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쌍용그룹 자문역, 부산시 정무부시장 등을 지냈다.

남씨는 “도시개발 전문가로 SK그룹에 사장급으로 영입됐는데 그 정도 연봉을 안 받았겠느냐”며 “마젤란에선 이사회 의장으로 일하면서 한 달에 한 번 이사회 사회를 본 게 전부여서 상징적으로 조금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유 후보의 위장전입 의혹도 불거졌다. 유 후보는 2003년 11월부터 2004년 6월까지 부산에, 2006년 3월부터 2008년 6월까지 대전에 주민등록을 두고 생활했다. 남씨가 부산에서 국회의원 경선을 준비했던 시기와 대전에서 시장 후보로, 국회의원 예비후보로 활동했던 시기와 겹친다. 유씨의 직장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서울 성북구에 있다. 유 후보자 측은 “주말부부였다. 평일엔 서울에 살고 주말엔 부산, 대전으로 내려갔다”며 “부동산 투기, 자녀 학교 배정을 위한 위장전입 등과는 다르다”고 해명했다.

김원철 기자 won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