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 맨유를 얻고… 맨유는 우승을 얻고
입력 2011-05-15 18:16
블랙번과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벤치에 앉아있던 정장 차림의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그라운드로 나와 선수들과 어깨를 맞대며 기쁨을 만끽했다. 맨유가 리그 최다인 19회 우승의 새 역사를 쓰는 순간 박지성 역시 그 중심에서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맨유는 14일 블랙번과 1대 1 무승부를 기록하며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1992년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전까지 포함하면 리그 19회 우승으로 리버풀(18회)을 제치고 잉글랜드 리그 최다 우승팀으로 올라섰다. 특히 맨유는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19번의 시즌 중 12번이나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리그 최강팀으로서의 입지를 한 번 더 확인하게 됐다.
박지성은 이날 결장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올 시즌 인상적인 활약으로 맨유의 리그 우승 발판을 마련했다. 시즌 막판 활약이 두드러지며 ‘슬로 스타터’로 불렸던 박지성은 올 시즌 초·중반부터 공격 포인트를 쌓으며 자신의 시즌 최다 골 기록을 갈아 치웠다. 아시안컵 참가로 인한 공백과 허벅지 부상으로 인한 장기간 결장으로 어느 시즌보다 출전 기회가 적었지만 리그 4골을 포함해 시즌 최다인 7골(5도움)을 기록 중이다. 더욱이 맨유는 박지성이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박지성은 지난해 9월 칼링컵 스컨소프 전에서 골 맛을 본 이후 골 행진을 이어갔다. 같은 해 11월에는 리그 울버햄튼전에서 멀티 골 포함, 3골 2도움을 기록하며 구단이 선정하는 11월 최우수선수에 뽑히기도 했다. 부상 복귀 이후 첼시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결승골과 지난주 첼시와 리그 우승을 다투는 승부처에서 첫 골을 어시스트하며 고비 때마다 돌파구를 마련했다.
맨유는 리그 우승 확정 후 발표한 선수 평가에서 “박지성의 성실한 자세는 팀 내에서 최고 수준이다”며 “올드 트래포드에서 박지성만큼 애정을 받고 있는 선수는 없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시즌 막바지에 접어든 박지성에게는 29일 열리는 바르셀로나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새로운 기록 달성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2007∼2008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박지성은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해 벤치에서 팀 우승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2008∼2009 시즌에는 바르셀로나와의 결승전에 나섰지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박지성이 출전 기회와 팀 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 챔피언스리그 결승 불운에서 벗어날지 관심거리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