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셰어링’ 스마트폰·SNS로 더 쉽고 투명하게
입력 2011-05-15 17:37
직장인 김지연(28)씨는 지난달 태어나 처음으로 기부를 했다. 페이스북에 올라온 국제구호개발 NGO 굿네이버스의 해외 아동 결연 후원 글을 보고서다. 스마트폰에 굿네이버스 기부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후원 절차를 밟는 데 걸린 시간은 1분 남짓. 김씨는 집 나간 아빠와 몸이 아픈 엄마를 대신해 하루 12시간씩 오리농장에서 일하는 캄보디아 10살 소년 가장에게 매달 3만원을 후원하기로 했다. 김씨는 “막연하게나마 다른 사람을 돕고 싶다는 생각은 해왔지만 방법을 알아보다 실천하지 못했다”며 “절차가 간단하고 댓글을 통해 어떤 사람들이 후원에 동참했는지도 알 수 있어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기부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기부 앱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트위터 이용자들이 만든 기부사이트 ‘트윗나눔’은 트위터에 올린 멘션(글) 한 건당 1원씩, 또는 자신의 메시지를 읽는 팔로어 1명당 1원씩 기부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774명이 참여해 3400여만원의 모금액이 모였다.
트위터 팔로잉도 기부에 이용된다. 굿네이버스와 KTB투자증권의 트위터를 팔로잉하면 해외빈곤아동을 위한 기금이 1명당 1000원씩 적립된다. 구호단체 기아대책도 지난해 블로그에서 사이버머니를 기부하는 캠페인을 벌여 6000만원을 넘게 모았다.
앱을 다운받기만 하면 기부단체와 바로 연결되는 일도 가능해졌다. 굿네이버스는 지난해 10월 NGO 가운데 처음으로 기부 앱을 개발해 출시했다. 앱을 설치하면 도움이 필요한 국내외 아이들의 사연을 읽고 기부에 참여할 수 있다. 앱을 통해 자신이 후원하는 아동의 사진과 편지 등을 읽을 수 있어 꾸준한 나눔 활동으로 이어진다는 게 굿네이버스 측 설명이다. 굿네이버스의 경우 지난해 신규 등록한 월 1만원 이상 정기 기부자 15만명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SNS를 통해 기부 의사를 밝혔다.
스마트폰과 SNS를 통한 기부는 편리하고 비교적 투명하기 때문에 20∼30대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다. 인터넷상에 글을 올리고 댓글을 다는 일상적인 행위만으로 기부를 할 수 있는데다 수많은 네티즌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기 때문에 모금부정이 발생할 가능성도 적다. 업계 관계자는 “SNS 때문에 20∼30대 사이에서 나눔 문화가 많이 확산됐다”며 “기부 단체가 믿을만한 곳인지, 기부금의 사용처는 분명한지 등을 꼼꼼히 확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