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육종, 수술않고 항암제로 잡는다
입력 2011-05-15 17:35
골육종을 수술하지 않고 항암제 사용만으로 완치시킬 수 있는 길을 국내 의료진이 찾았다.
한림대 의대 강남성심병원 정형외과 노규철(사진) 교수팀은 메톡시플라보노이드 계 화합물 중 하나인 ‘PD98059’로 뼈세포가 골육종 세포로 변하는 길목을 차단하는 방법을 새로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PD98059는 ‘미토겐 활성 단백질 키나제(MAPK)’를 차단시키는 작용을 하는 식물 색소의 일종이고, 미토겐은 생체 내 세포분열을 촉진하는 신호전달 물질이다. 따라서 PD98059를 투여하면 MAPK의 활성이 억제되고, 이로 인해 세포분열을 거듭하며 무한 증식하는 암의 진행도 막히는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노 교수팀은 PD98059의 이 같은 작용을 확인하기 위해 시험관내 암세포 시험과 쥐 실험을 실시했다. PD98059의 골육종 세포 사멸 및 암 진행 억제 효과는 그동안 골육종 치료제로 사용돼 온 항암제 ‘독소루비신’과 비교 관찰하는 방법으로 평가했다. 독소루비신을 장기간 사용할 경우 내성이 생겨 약효가 감소하며, 심장 및 조혈기관에도 악영향을 줘 골수기능을 억제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해 신약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노 교수팀은 실험용 쥐에게 골육종 세포를 주입해 암을 유발하고 PD98059과 독소루비신을 각각 따로 한 달 동안 투약했을 때와 같이 투약했을 때의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독소루비신과 PD98059를 병용한 쥐들은 최장 108일까지 사는 등 평균수명이 82일에 달했으나 두 약물을 각각 단독 주입한 쥐들은 평균 67일과 76일 생존하는 데 그쳤다. 이는 PD98059가 골육종 치료에 효과를 보일 뿐 아니라 기존 항암제 독소루비신의 부작용까지 해소하는 역할을 했다는 뜻이다.
노 교수는 “발육이 왕성한 10대 성장기에 많이 생기는 골육종은 발병 초기에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는데다 폐로도 잘 전이돼 치료가 까다로운 암”이라며 “PD98059를 신규 항암제로 산업화하면 골육종 극복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골·관절 수술 관련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본 앤드 조인트 서저리’ 4월호에 보고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