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성 건복궁이 전 세계 부호들 연회장?… 中 국영 CCTV 기자 폭로

입력 2011-05-13 18:42

중국 국영 CCTV 기자 겸 앵커인 루이청강(芮成鋼)이 자신의 마이크로 블로그인 웨이보(微博)에 자금성(紫禁城) 내 건복궁(建福宮)이 전 세계 최고 부호들의 연회장소로 이용되고 있다고 폭로해 논란이 되고 있다.

루이청강은 지난 11일 웨이보에서 “자금성 측이 건복궁을 전 세계 최고 부호들이 이용하는 개인 연회장소로 개조했으며, 현재 한정된 회원수 500명을 전 세계에서 모집 중”이라고 밝혔다고 경화시보가 13일 보도했다. 건복궁은 명·청 시대 황태자의 처소로 사용됐던 곳이다.

루이청강은 “VIP 회원제로 운영되는 건복궁에서는 5성급 호텔 수준의 서비스를 받으며 중국 황실생활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외국인 가이드가 “미국인 억만장자가 가족들과 함께 최근 자금성에서 비공개 파티를 열어 직접 참석한 적이 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고 그는 전했다.

그는 “만약 자금성에서 자금이 필요하다면 다양한 경로를 통해 모금할 수도 있고, 전 세계 중국인은 물론 화교들까지 모금에 참여할 것”이라며 “이런 방식으로 (중국 문화재를) 운영할 필요는 없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중국이 최고의 문화유산으로 자랑하는 자금성에서 최근 도난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엉뚱한 영리사업까지 벌이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을 중심으로 비난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건복궁 관계자는 “돈이 많다고 자금성에서 연회를 열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궁중요리 연구기관인 건복궁 내 어선방(御膳房) 등에서 더러 행사가 열리기는 하지만 이는 중국문화를 홍보하기 위한 것이지 영리 목적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