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구글 비방하려다… 은밀히 홍보대행사 고용 사실 발각돼 망신살

입력 2011-05-13 18:43

페이스북이 홍보대행사를 동원해 경쟁업체 구글을 은밀히 비난하려다가 발각됐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유명 홍보대행사인 버슨-마스텔러와 최근 업무 계약 하나를 체결했다. 구글의 개인정보 수집 문제가 기사화될 수 있게 물밑에서 홍보 활동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페이스북의 정체가 드러나서는 안 된다는 조건이 계약에 포함됐다.

홍보대행사는 계약에 따라 기자와 유명 블로거를 접촉해 구글의 개인정보 침해에 관해 글을 써달라고 부탁했다. 버슨-마스텔러 직원 존 머큐리오는 인터넷 개인정보 문제에 밝은 인디애나대 대학원생 크리스토퍼 소이언에게 이메일을 보내 같은 부탁을 했다. 소이언은 누가 주문한 일인지 물었으나 대답을 듣지 못했다. 그는 머큐리오와 주고받은 이메일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비밀은 오래가지 않았다. 버슨-마스텔러에 구글 비방을 시킨 장본인은 페이스북이라는 사실이 미 주간지 뉴스위크의 기술에디터 댄 라이언스에 의해 밝혀졌다.

페이스북의 대변인은 “이용자의 허락 없이 페이스북 등에 등록된 개인정보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일깨워주려 했다. 구글을 비방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더 진지하고 투명한 방법으로 문제를 제기했어야 했다”며 잘못을 일부 시인했다. 구글은 이와 관련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IT 업계에서는 이번 일이 최근 새로운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소셜 서클’을 도입한 구글과 페이스북 간 경쟁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