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자폭테러… 빈 라덴 사살 후 최대 ‘보복 공격’

입력 2011-05-14 01:27


파키스탄 군 훈련장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로 최소 80명이 사망했다. 미군의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이후 일어난 보복 테러로는 최대 규모다.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은 테러 직후 빈 라덴 사살에 대한 보복 공격이었음을 분명히 했다.

군 훈련장 자폭테러=파키스탄 북서부 차르사다에서 13일 오전 6시10분(현지시간) 군 훈련장을 겨냥한 두 차례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최소 80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다쳤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자살폭탄 용의자는 폭탄 조끼를 두른 채 오토바이를 몰고 훈련소 정문 앞 국경수비대(FC) 차량들을 향해 돌진, 폭탄을 터뜨렸다고 현지 경찰이 전했다.



폭발 지점 근처에서 채소를 팔던 한 목격자는 “훈련을 마친 군인들이 휴가를 가기 위해 차량에 짐을 싣고 있었다”며 “갑자기 큰 폭발이 있었고 이어 연기와 피가 범벅이 되며 시신들이 뒹굴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FC 훈련병들이 부상자 구호 작업을 벌이고 있는 사이 또 다른 용의자가 역시 오토바이를 몰고 와 자폭 테러를 감행했다.



니자르 칸 마르와트 경찰청장은 “사망자 대부분은 훈련병이고 민간인도 일부 포함됐다”며 “테러범들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남자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폭발 직후 현장을 봉쇄했고 사망자와 부상자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탈레반, 후속공격 예고=탈레반은 빈 라덴 사살에 따른 복수를 하기 위해 공격을 감행했다며 앞으로 더 강력한 공격이 있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파키스탄 탈레반 대변인 에사눌라 에산은 이날 AFP통신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번 공격은 빈 라덴의 순교에 대한 첫 번째 보복”이라며 “앞으로 아프가니스탄, 미국을 겨냥한 공격도 감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러가 발생한 지역은 탈레반과 알카에다가 장악한 북서부 중심도시 페샤와르에서 북쪽으로 30㎞ 떨어진 지점이다. 이날 오전 페샤와르에서도 경찰 통제선 안에서 폭발이 일어나 적어도 3명이 다쳤다.



탈레반은 지난 7일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에서 자살폭탄 공격을 감행했고, 8일에도 칸다하르에서 주지사 관저와 경찰서 등 정부 건물 10곳을 공격했다. 지난 7~8일 아프간에서 탈레반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는 12명, 부상자는 70여명에 이른다.



한편 미국은 파키스탄 북(北)와지리스탄 지역을 무인기로 공습해 3명이 숨졌다고 현지 당국자들이 밝혔다. 빈 라덴 사살 이후 네 번째 공격이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