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 손자 김양씨, 증권사 감사위원 됐다
입력 2011-05-13 18:43
백범 김구 선생의 손자인 김양(58·사진) 전 국가보훈처장이 증권사의 감사위원으로 선임됐다.
이트레이드증권은 13일 상근감사직을 폐지하고 김 전 보훈처장 등 금융감독원 출신이 아닌 사외이사 3명으로 감사위원회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금감원 출신들로 증권사 감사위원회가 꾸며지는 것은 금감원이 낙하산 관행 철폐를 천명한 뒤 처음이다.
김 전 보훈처장은 외국에서 공부한 경험, 은행·일반 기업·정부기관 등을 두루 거치며 쌓은 경험을 높이 평가받아 증권사 감사위원으로 선임됐다. 김 전 보훈처장은 백범 선생의 둘째 아들인 김신 전 교통부 장관의 아들이다.
백범 선생은 슬하에 2남3녀를 뒀는데 세 딸은 어릴 때 모두 병으로 사망했다. 맏아들도 광복을 앞두고 28세의 젊은 나이에 숨졌다.
김 전 보훈처장은 부친이 타이베이 주재 한국 대사로 일할 때 현지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녔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와 행정대학원에서 공부했고, 미국 조지워싱턴대 국제관계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이후 씨티은행 서울지점 등 외국계 기업에서 일하다가 2005년부터 2년 반 동안 중국 상하이 주재 총영사를 역임했다. 2008년 3월부터 올 2월까지는 국가보훈처장으로 일했다. 지난해 10월 보훈처장 재직 당시 한국과 프랑스의 우호협력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프랑스 최고 영예인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트레이드증권 측은 김 전 보훈처장이 백범의 손자인 점을 고려해 인사한 것은 아니지만 집안 배경이 감사위원회 설치 목적과 들어맞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김 위원이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