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진주 이전 확정] 민주 “영남 민심 달래려 전북 희생시키나” 반발
입력 2011-05-14 01:25
LH 본사 이전 관련 보고가 예정됐던 13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전체회의는 시작 전부터 막말과 고성이 오가며 파행을 거듭하다 결국 무산됐다.
국토부는 LH 본사를 경남 진주로 일괄 이전하고, 대신 국민연금관리공단을 전북 전주로 이전하겠다는 내용의 국회 보고를 준비했다.
그러나 이 소식을 들은 민주당 전북 출신 의원들이 국회 본청 국토위 회의장으로 몰려갔다. 국토위 민주당 간사인 최규성 의원과 정동영 이춘석 장세환 의원 등은 정종환 국토부 장관이 오후 2시쯤 회의장에 들어서자 “보고를 받을 수 없다. 되돌아가라”고 몰아붙였다. 최 의원은 “LH를 가져가고 국민연금관리공단을 주겠다니, 우리를 거지로 보는 것이냐”며 “(5·6 개각으로) 그만두는 정 장관 대신 새로운 장관이 와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도 “전북과 경남 양측 간 아무런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정부안을 발표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발했다. 한나라당 김성태 의원 등이 “일단 회의를 열고 발언시간을 통해 각자 의견을 밝히자”고 했지만 민주당 측은 물러서지 않았다. 정 장관은 야당 의원들의 질타에 별다른 대꾸를 하지 않고 있다가 회의가 무산되자 돌아갔다.
앞서 오전에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도 격한 발언이 쏟아졌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정부는 회사 능률을 앞세워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짓밟았다”면서 “일괄 이전 방침 발표 시기도 여야 지도부와 장관이 교체되는 때를 이용하는 교활한 정권”이라고 비난했다. 조배숙 최고위원도 “신공항 백지화로 성난 경남 민심을 달래기 위해 전북을 희생시킨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로 임기를 마친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가 (민주당 원내대표가 선출되는) 축제일인 최소한 오늘만은 보고하지 않겠다고 나에게 약속했었다”며 “그런데 어제 전화가 와 ‘청와대에서 대통령 일정 때문에 안 된다고 한다’고 하더라. 한나라당이 개혁 쇄신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청와대 지시’라며 밀어붙이는 것은 민심의 역행”이라고 힐난했다. 민주당은 16일 청와대 앞에서 대규모 항의시위를 열기로 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