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져 가는 北 위해 탈북자들 먼저 기도해야”… 탈북 후 목회자의 길 걷는 최금호 목사

입력 2011-05-13 17:50


“북한선교를 위해선 우리가 앞장서야 한다!”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한민족사랑교회 최금호(49·사진) 목사는 탈북자다. 1996년 북한을 떠나 중국과 베트남, 캄보디아를 거쳐 2004년 한국으로 왔다.

“평양에서 하던 일을 그만두고 고향인 함경북도 회령으로 갔는데 어머니와 형제들이 먹을 게 없어 풀을 뜯고 있었습니다.” 최 목사는 가족들과 식량을 구하기 위해 몰래 중국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돌아가는 길에 북한군에 발각돼 중국으로 도주했다. 어머니와 형, 여동생은 굶어 죽었다.

“지린성 근처 야산에서 1년을 숨어 생활했습니다. 구걸하러 마을로 갔다가 우연히 조선족 기독교인들을 만나 예수를 믿게 됐습니다.” 최 목사는 이후 한국에서 온 선교사들을 통해 복음을 듣고, 성경을 읽으며 믿음을 키웠다.

“기도 중 하나님께서 ‘희망이 없는 북한 땅, 내 민족에게 복음을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한국에 들어온 최 목사는 2006년 총신대 신대원에 진학했고, 목회자가 됐다. 탈북자 3명을 포함한 교인 5명과 2010년 1월 서울 신림동 한 가정집에서 목회를 시작했다. “무너져 가는 북한을 위해 탈북자들이 먼저 기도해야 한다”는 그의 외침에 호응하는 이들이 늘어 성도가 50여명(탈북자 30명)으로 늘어났다.

최 목사는 지금 북한 주민들을 중국으로 데리고 나와 말씀 훈련을 시키고, 전화로 북한 지하교인들의 예배를 인도하고 있다. 마땅한 예배 공간을 마련치 못하는 등 어려운 가운데서도 그는 “하나님께서 확고한 사명을 주셨기 때문에 부족한 모든 걸 채워주실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