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교회, ‘아들’교회 손잡고 거리서 복음 전해… 수정교회, 온고을수정교회 찾아 전도활동
입력 2011-05-13 17:52
교회에도 부모 자식 관계가 있다. 이른바 ‘모(母)교회’와 ‘지(枝)교회’다. ‘엄마’ 교회인 인천 수정교회(조일래 목사) 성도들은 12일 전북 전주시 평화동 ‘아들’ 교회를 찾아 목회자와 성도들을 격려해주며 전도활동을 하고 돌아왔다. 온고을수정교회(송창빈 목사)는 2003년 수정교회가 호남지역 복음화를 위해 개척한 교회로, 매달 선교비를 아낌없이 보내고 있다.
이날 수정교회 성도 45명은 자식을 면회 가는 어미의 심정으로 짐을 한 보따리씩 준비했다. 보따리 안에는 온고을수정교회 로고가 찍힌 물티슈 8000개와 전도지가 들어 있었다. 성도들이 자발적으로 회비를 걷어 마련했다.
수정교회 성도들은 현지에 도착하자마자 직접 준비해온 잡곡밥과 시금치국, 불고기 등으로 ‘아들’ 교회 성도들과 함께 식사하며 교제를 나누었다.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는 찬양 연습을 하며 자식을 만날 설렘에 들뜬 엄마들처럼 즐거워했다.
간단한 기도회를 마친 후 수정교회 성도들은 온고을수정교회 성도 15명과 함께 3인 1조로 전도에 나섰다. 파출소와 꽃집, 카센터, 갈비집 등을 돌며 공손히 인사를 하고 물티슈와 송 목사의 목회철학이 담긴 브로슈어를 건넸다. 간간이 빗방울이 떨어지는데도 성도들은 수백 명에게 복음을 전했다. 전도 대상자들이 자발적으로 기록한 카드 60여 장을 받아오는 ‘개가’도 올렸다.
온고을수정교회 정미경(49·여)씨는 “먼 길을 찾아와 기도와 전도로 섬겨주시니 절로 힘이 난다”면서 “식사와 전도용품 등 세심한 배려를 보면서 누군가를 섬기려면 어머니의 심정으로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정태정(43)씨도 “어머니와 같은 마음으로 응원해주는 모교회가 있다는 게 그렇게 든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장거리 강행군에도 수정교회 성도들은 조금도 지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이해경(46·여)씨는 “지교회를 찾아 섬길 수 있었다는 게 행복했다”면서 “교회가 자립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모교회의 실제적인 후원이 절실한 것 같다”고 말했다.
송 목사는 “요즘처럼 전도가 어려운 때에 지방의 개척교회는 더더욱 한계와 고립감을 느끼기 쉽다”면서 “수정교회의 사례가 교단은 물론 한국교회에도 많이 전파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소속인 수정교회는 ‘이웃에 복음을, 농어촌에 선교비를, 온 세계에 선교사를’이란 표어 아래 경상비의 50%를 선교비로 지출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국내 16개, 해외 12개 지교회를 개척해 지원하고 있다.
전주=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