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풀러신학교 연구용 성경 CEB로 바꿔 공식 사용키로

입력 2011-05-13 17:47


미국 풀러신학교가 연구용 번역 성경으로 TNIV(Today’s New International Version) 대신 CEB(Common English Bible·사진)를 공식 사용하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2005년 첫선을 보인 TNIV는 NIV의 후속판으로 내놨지만 남성과 여성 대명사를 피하기 위한 중성적 복수 대명사를 사용하는 등 해석에 혼란을 준다는 지적이 있었다. 학교는 그동안 TNIV와 NRSV(New Revised Standard Version)를 연구용 성경으로 사용해왔다.

풀러신학교 조엘 그린(신약학) 교수는 “학교는 헬라어와 히브리어 원어에서 학문적으로 탁월하게 번역된 성경을 원했다”며 “CEB는 여성 리더십과 관련돼서도 분명한 위치를 확보하고 있는 성경”이라고 말했다.

NRSV를 능가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CEB는 쉬운 영어로 번역됐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학자들은 CEB가 연구용으로도 뒤떨어지지 않는 데다 신문 용어 수준의 영어로 번역됐다는 것을 강점으로 꼽았다.

번역 용어도 상당한 변화를 시도했다. 예수가 자신을 가리켜 ‘인자(Son of man)’라고 했던 표현을 ‘사람(Human one)’으로 번역했다. 사도행전에 등장하는 마술사(13:8)와 관련해 ‘마귀의 자식(a son of the devil)’도 그냥 ‘마귀’로 번역했다. 산상수훈에 등장하는 팔복의 후렴구 ‘복이 있나니(Blessed are)’는 ‘행복하니(Happy are)’로 번역했다.

CEB는 미국성공회, 미국장로교(PCUSA), 그리스도연합교회, 연합감리교회 등 22개 교단의 번역 위원들이 참여해 지난해 7월 신약성경과 시편을 출간, 첫선을 보였다. CEB측은 풀러신학교의 채택 결정이 타 신학교와 교회들에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