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당 꼬마훈장 된 ‘빵꾸똥꾸’ 진지희 “막돼먹은 어른에 ‘회초리’ 들 거예요”

입력 2011-05-14 00:41


‘빵꾸똥꾸’가 돌아왔다. MBC 일일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대상을 가리지 않고 막돼먹은 행동을 하던 ‘정해리’ 역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끌었던 진지희(12)가 ‘회초리’에서는 막돼먹은 어른을 가르치는 서당 훈장 ‘한송이’로 변신했다.

11일 오후 서울 돈의동 롯데시네마 피카디리에서 열린 시사회 겸 기자간담회에서 진지희는 “온 가족이 영화를 보고 조금 더 친해지게 됐으면 좋겠다”며 현장을 찾은 관계자들에게 또랑또랑하게 인사를 건넸다.

영화는 강원도 철원에 있는 한 서당의 꼬마 훈장 송이와 교도소에서 이제 막 출감한 아빠 한두열(안내상)이 12년 만에 서당에서 만난 뒤 갖가지 사건을 겪으며 가슴 뭉클한 부녀의 사랑을 느끼게 되는 과정을 담았다.

진지희는 학동들의 말 한마디부터 옷매무새까지 예의범절과 격식을 따지는 훈장이자 태어나 처음으로 만난 아빠로부터 갖은 핀잔을 받고 마음 속 상처를 입는 어린 아이라는 상반된 역할을 무난히 소화해냈다. 진지희는 아픈 아빠를 위해 약을 사러 비가 억수처럼 쏟아지는 밤길을 달리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쓰러진 아빠를 위해 약을 사러가는 신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아빠에게 약을 꼭 전해주고 싶은 마음에 위험도 무릅쓰는 딸의 모습을 생각하면 슬퍼져요.”

진지희는 특히 약봉지를 들고 뛰다 쇠로 된 바리케이드에 걸려 넘어지는 장면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를 펼치다 다리를 다쳐 현장 스태프들을 놀라게 했다. 박광우 감독은 “원래 그 장면은 어린 지희양이 감당하기 어렵다고 생각해 적당히 편집해 넘기려고 했는데 지희양이 모두의 상상을 뛰어넘는 열연을 해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고 말했다. 안내상은 “거의 모든 촬영에서 지희양이 캐릭터에 놀라울 정도로 빨리 빠져들어 보조를 맞추느라 힘이 들었다”며 “나는 아마 파트너 복이 있는 것 같다. 지희양에게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현장에서는 진지희가 영화 ‘집으로’의 아역스타 유승호에 비견될 만큼 놀라운 연기력을 보였다는 칭찬이 이어졌다. 다만 진지희와 안내상의 호연에 비해 영화 자체의 짜임새는 그리 탄탄하지 않다. 줄거리는 지나치게 단순하고 각 사건들의 개연성은 떨어진다. 결말 부분이 매끄럽지 않게 마무리되면서 전체적으로 영화가 갈피를 잡지 못하게 된 점도 아쉽다. 12세가, 19일 개봉.

김상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