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법에 내맡긴 분규·갈등… 교회법으로 풀라”… 한국복음주의협 5월 월례회

입력 2011-05-13 18:12


“현재의 모든 교계 관련 소송을 사회 법정에서 교계에 마련된 중재 법정으로 옮깁시다. 우리가 먼저 화해하고 용서합시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한복협)가 13일 오전 서울 반포동 남서울교회에서 열린 5월 월례회를 통해 교계 안팎에서 일고 있는 갈등과 분쟁의 해법을 제시했다.

‘피스메이커(화해자)의 사명과 역할’을 주제로 열린 발표회에서 김성령 백석대 석좌교수는 “화평의 진원지가 되어야 할 교회마저 분쟁과 분열을 일삼고 있다”면서 “화해자는 자신의 불이익과 희생을 각오하고 ‘화평케 하는 자’로서 이웃을 섬기고 봉사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철 남서울교회 목사는 기독교의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는 현실을 개탄하며 화해자로서의 역할 회복을 촉구했다. 이 목사는 “교회 분쟁을 사회 법정에서 해결하려고 하면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조성하게 된다”면서 “한국기독교화해중재원 등의 ‘중재합의’ 제도를 활용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문영 평화한국 상임대표는 한국교회가 민족교회의 자리를 되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허 대표는 “한국교회는 평화를 지키는 일에 머무를 게 아니라 평화를 만드는 일에까지 나아가야 한다”면서 “원수로부터 평화를 지키는 것을 넘어서 북한을 평화 안으로 끌어들여 함께 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석순 한국중앙교회 목사는 “십자가를 지게 만든 인간의 죄성을 아셨던 주님은 그들을 원망하지 않으셨다”면서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죄의 문제를 바로 볼 때, 남북한과 교회의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발표회에 앞서 김영한 한복협 신학위원장의 사회로 열린 조찬기도회에서는 이상형 구세군대한본영 사관이 ‘가감승제 신앙’을 강조하며 설교했다. 이 사관은 사랑은 더하고, 욕심은 빼며, 용서는 곱하고, 고통과 사랑은 나누자고 강조했다. 김명혁 강변교회 원로목사 등 100여명의 목회자는 ‘평화의 기도’를 합창했다.

글·사진=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