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지역사회가 하나 되려면 열심히 돕고 삼기고 또 섬겨야”

입력 2011-05-13 18:10


교회가 지역공동체를 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목회사회학연구소(소장 조성돈 교수)와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교회와 함께하는 지역공동체 세우기’를 주제로 13일 서울 명동 청어람에서 세미나를 개최했다.

조경열(사진) 아현감리교회 목사는 먼저 도시지역 교회의 지역공동체 살리기 사례로 북아현동 마을 만들기 사업을 발표했다. 2005년 아현감리교회에 부임한 조 목사가 지역공동체를 세우기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북아현동 교동협의회’를 조직한 것. 교파를 초월한 10여개 지역 교회와 동장, 구 의원, 주민자치위원장 등이 참여했다.

협의회는 대보름 척사대회, 어버이날 행사, 노인잔치, 연말 이웃돕기 등 지역을 위한 연중행사를 벌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은 지난해 10월 처음 개최한 마을 축제 ‘굴레방 나눔 한마당’이다. 가구 및 웨딩축제, 주민 음악회, 골목길 걷기, 쌀 모아 나누기, 사진 전시회, 어린이 그림 마당, 음식 바자, 다문화가정 결혼예식, 기증가구 경매 등의 행사를 마련했다. 교회가 일을 분담해 진행한다.

마을 축제는 1년여의 준비 과정을 거쳤다. 전문가를 초청해 마을 만들기 사업 컨설팅을 하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이를 토대로 사업 내용을 정하고 본격 준비에 돌입했던 것이다. 축제는 올 가을에도 열린다. 조 목사는 “열심히 도우면서도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섬기는 교회의 모습을 보고 지역사회 지도자와 주민들이 더욱 교회를 신뢰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선철 사회설계연구소장은 21세기형 도시마을 공동체상으로 주민들이 공동 출자·소비·판매하는 ‘신수동 행복마을주식회사’를 사례로 제시했다. 이 회사는 도시텃밭, 도시농업체험 프로그램, 신수 5일장 운영과 친환경 콩나물 및 콩류제품 제조·판매 등을 진행하고 있거나 추진 중이다.

정재영 실천신대원 교수는 “한국교회가 지역사회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복음전도의 수단이나 시혜를 베푸는 식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이 함께 꿈을 나누며 스스럼없이 어울릴 수 있도록 인격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글·사진=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