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당이 지역색 벗어나 가야할 길
입력 2011-05-13 17:26
민주당은 13일 18대 국회 마지막 원내대표에 김진표 의원을 선출했다. 경기 출신의 그가 원내대표를 맡음으로써 민주당은 양대 핵심 요직인 당 대표와 원내대표 모두 비호남 출신이 맡게 됐다. 이념적으로 진보이고, 지역적으로는 호남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민주당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소속 의원들 다수가 호남 출신이지만 김 원내대표의 등장은 ‘민주당은 호남당’이라는 국민 인식 변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민주당의 이번 선택은 적절했다.
김 원내대표는 당선 인사를 통해 “무슨 일이 있어도 내년 총선에서 승리해야 하며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당으로 당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한나라당과 확실한 차별화를 이뤄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향후 민주당이 이뤄내야 할 과제와 목표를 잘 설정했다고 보인다. 그가 제시한 야권통합을 통한 전국정당화 목표는 민주당 자체는 물론 한국정치 발전에도 필요하다고 본다.
전형적인 엘리트 경제관료 출신으로 경제·교육 부총리를 지낸 그는 국정 실무경험과 정책 능력 그리고 친화력을 고루 갖추고 있다. 또한 투사적 이미지보다 합리적 이미지를 갖고 있다. 무엇보다 향후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와 뜨겁고 복잡한 정치적 현안들을 합리적으로 풀어나가길 기대한다. 최선이 아니면 용감하게 차선을 택하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문화를 만들어 가길 바란다. 특히 원내를 버리고 툭하면 길거리 장외로 나가는 꼴사나운 구시대적 정치행태를 버리기를 주문한다.
서민대중을 위한 진보적 정책 정당으로 보수당인 한나라당과는 확실히 차별화된 모습을 갖추되 과거 일부 복지 정책을 통해 보여주었던 정치적 포퓰리즘에 더 이상 매몰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자칫 야권 대통합을 통한 집권이라는 목표에 집착해 이념과 노선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급진 성향의 정당과 연대해 민주당 본연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우를 범치 않기를 바란다. 단기적으로는 정치적 목적을 이룰지 모르나 길게 볼 때 국민들은 그런 민주당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