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원전 1호기 핵연료 녹아내려… 오염수 상당량 누출 가능성
입력 2011-05-12 19:33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1호기의 핵연료가 완전히 노출돼 대부분 용융된 것으로 확인됐다.
도쿄전력은 12일 기자회견에서 1호기에 들어 있던 길이 4m의 핵연료들이 녹아 압력용기 바닥에 쌓였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압력용기의 표면온도가 섭씨 100∼120도로 낮은 점을 감안하면 녹아내린 핵연료는 물에 잠긴 채 냉각되고 있다고 도쿄전력은 강조했다.
도쿄전력은 원자로 건물 내부 작업을 통해 압력용기 내 냉각수 수위를 측정한 결과 보통 때보다 5m 내려간 것을 확인했다. 이는 지금까지 핵연료가 약 1.5∼1.7m 노출돼 있다고 알려진 것에 비해 냉각수 수위가 상당히 낮다. 이에 따라 핵연료 용융으로 압력용기 바닥에 구멍이 뚫리면서 오염수 상당량이 누출됐을 가능성이 커졌다. 또한 1호기의 격납용기를 물로 완전히 채워 냉각시키는 ‘수관(水棺)’ 작업을 진행하려던 도쿄전력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전날 후쿠시마 원전 3호기에서는 고농도 방사능 오염수가 일시적으로 바다에 유출됐다. 도쿄전력은 3호기 취수구 부근에서 유출된 오염수에 바닷물 농도 한도의 62만배나 되는 방사성 세슘134와 43만배 달하는 세슘137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또 후쿠시마 원전에서 60㎞ 떨어진 지역 토양에서도 고농도 세슘이 검출되는 등 오염지역이 확대됐다고 도쿄신문이 전했다. 문부과학성이 전날 발표한 후쿠시마 원전 반경 80㎞ 권내의 방사성 물질 오염지도에 따르면 북서쪽으로 60㎞ 떨어진 후쿠시마현 다테(伊達)시 일부 지역에서 ㎡당 60만∼100만 베크렐(Bq)의 세슘134와 세슘137이 검출됐다. 계획적 피난구역으로 지정된 40∼50㎞를 벗어난 지역에서 고농도 세슘이 검출되자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옛 소련 체르노빌 사고 당시 세슘137의 경우 농도가 ㎡당 55만5000Bq 이상 나온 곳은 주민 강제이주 대상 지역이었다.
도쿄 인근의 가나가와(神奈川)현 미나미아시가라(南足柄)시에서 수확한 찻잎에서는 세슘이 ㎏당 550∼570Bq이 검출돼 기준치인 500Bq을 넘었다. 이에 따라 찻잎의 출하와 가공이 전면 중단됐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