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워싱턴에 세력 침투시켜 정쟁유발 노렸다”… 美, 일기장 공개

입력 2011-05-12 21:30


오사마 빈 라덴은 대규모 테러는 물론 워싱턴 정치권에까지 세력을 침투시켜 정쟁을 유발하려는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테러 계획 및 목표는 미군 네이비실이 빈 라덴 은신처에서 확보한 빈 라덴의 일기장을 통해 드러났다고 익명의 정부관계자 말을 인용해 AP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테러 계획과 관련된 일기장 내용은 10∼20쪽 분량이며 빈 라덴이 직접 썼다. 자신의 테러 구상과 궁극적인 목표, 세부 실행계획, 미국의 아랍 정책에 대한 견해 등이 담겨 있다.

빈 라덴은 우선 9·11 테러를 감행했던 뉴욕은 물론 로스앤젤레스나 다른 중소도시 등까지 목표 지역을 확대해야 한다는 견해를 적었다. 대규모 인명 살상이 필수적이라는 점도 밝혔다. 수천명을 살상하는 것만이 미국의 대중동 정책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중동 지역에서 미군을 완전히 철수시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미국인들을 죽여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고 AP는 전했다. 이런 계획은 알카에다가 9·11 테러 10주년을 맞는 올해 미국 내에서 열차를 탈선시켜 대규모 인명피해를 일으키려 했다는 정보와도 일치한다. 열차 테러 계획은 일기장의 다른 부분에서 확인됐었다.

정치 세력 간 반목을 조장하는 계획과 관련, 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부 등은 이미 테러 동조세력의 정치권 주변 침투에 대한 예방 활동에 중점을 뒀던 것으로 전해졌다.

빈 라덴은 미국 정보당국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USB메모리 드라이브를 인편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예멘 지부 등 알카에다의 하부조직과 계속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군 특수부대가 확보한 자료는 모두 2.7테라바이트, 문서로는 2억2000만쪽 분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12일에도 파키스탄 영토 내에서 무인폭격기 공습을 단행해 5명이 숨졌다고 AP통신이 현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 무인기는 파키스탄 북(北)와지리스탄에서 아프가니스탄 국경으로 향하던 무장단체 차량에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미 무인기는 지난 10일 남(南)와지리스탄에서 공습을 실시해 4명을 숨지게 했고, 지난 6일에도 북와지리스탄 지역을 공습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