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돈 받고… 빼돌리고… 양궁 비리 144명 적발

입력 2011-05-12 18:37

국가대표 출신 양궁 지도자와 전국 86개 초·중·고·대학 및 실업팀의 감독, 코치, 교사, 양궁협회 간부, 공무원 등 144명이 양궁 관련 비리 혐의로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2일 양궁장비 구입대가 등으로 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 등)로 부산시양궁협회 간부 이모(45·전 국가대표)씨와 양궁 제조업체 대표 백모(36·양궁선수 출신)씨 등 2명을 구속했다. 또 충남 모 군청 양궁 감독 김모(37·전 국가대표)씨 등 48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해외에 코치로 출국한 1명을 수배했다.

경찰은 또 받은 돈이 200만원 이하인 양궁협회 직원·선수 6명, 일선학교 선수와 코치 77명, 공무원 10명 등 모두 93명에 대해서는 혐의 사실을 소속 기관에 통보했다.

백씨로부터 200만원 이상을 받아 입건된 피의자 중에는 서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비롯해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 5명을 포함해 전·현직 국가대표 선수와 감독 9명이 포함돼 있다.

경찰에 따르면 부산시양궁협회 간부 이씨는 2006년부터 23차례 선수 훈련비와 대회출전여비 등 2650만원을 횡령하고, 2007년 부산 모 대학 양궁 감독 재임 시 스카우트비와 선수 장학금 50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다.

백씨는 2004년부터 양궁 제조업체를 운영하면서 양궁협회와 전국 86개 학교 및 실업팀의 감독과 코치, 교사, 선수 등 135명에게 장비구입 대가로 허위 견적서를 이용한 속칭 ‘장비깡’과 리베이트 명목으로 모두 5억2000여만원을 제공한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감독과 코치 등이 장비깡 등을 통해 돈을 받아왔지만 학교 측이 적발하지 못한 것은 화살, 표적지 등 소모품은 감독과 코치들이 관리를 도맡아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