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4일 전당대회… 이재오, 朴과 화해하고 출마?

입력 2011-05-12 21:39

한나라당이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7월 4일 열기로 했다. 이에따라 벌써부터 당권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소장파와 친박근혜계의 입지가 강화됐고 비주류 출신인 황우여 원내대표가 당 전면에 나서면서, 당 대표 출마를 준비해 온 후보군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최근 쇄신 대상으로 공격받고 있는 이재오 특임장관의 행보다. 이 장관은 평소 사석에서 “연말까지 특임장관직을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그러나 지난 6일 원내대표 경선에서 자신이 지지해 온 후보가 패배하면서 당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원내대표에 이어 당 대표까지 쇄신파나 친박계에 넘어갈 경우 당 주도권을 아예 빼앗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장관이 전대에 나서 당 대표로 당선될 경우 내년 총선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친이명박계도 구심점을 찾게 된다. 이 장관 측 관계자는 12일 “친이계 내부에서 ‘이 장관이 당 대표로 나서 내년 총선과 대선을 이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결정을 내려야 할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장관이 당으로 복귀하기 전에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박근혜 전 대표와의 화해다. 이 장관이 사전정지 작업 없이 당으로 돌아와 계파 싸움이 재현된다면, 총선을 앞두고 분당과 같은 최악의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당 관계자는 “이 장관이 복귀 전에 ‘대표로서 박 전 대표의 대권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선언하면 그동안 껄끄러웠던 박 전 대표와의 관계회복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유력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던 김무성 전 원내대표는 쇄신 분위기로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신주류’로까지 불리며 힘을 받던 그는 자신의 지지기반인 친이계가 밀려나고, 거리를 둬 온 친박계가 부상하면서 위축되는 분위기다. 쇄신파에게 ‘구시대 정치인으로 당을 쇄신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인물’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그러나 김 전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김 전 대표가 소장파와도 잘 소통해 왔고, 친박 측 의원들과 친분도 여전하다”며 “오히려 계파에 구분 없이 당을 잘 이끌 수 있는 강점이 더 부각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전 최고위원은 개혁 이미지를 등에 업고 당 대표를 노리고 있다. 홍 전 최고위원은 2005년 당 혁신안 도출에 이어 서민특위위원장으로 활약했다. 원내대표 시절 정부의 감세정책에 제동을 거는 등 청와대를 향해서도 제 목소리도 내 왔다. 하지만 뚜렷한 당내 지지기반이 없다는 점이 고민이다.

남경필, 원희룡, 나경원, 정두언 의원은 쇄신 분위기에 힘입어 ‘젊은 당 대표’ 후보로 급부상했다. 정 의원은 “지금까지 친이 주류가 국정을 독점 운영해 왔으나 잘못해 선거에 참패한 것 아닌가”라며 “따라서 임무교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쇄신모임인 ‘새로운 한나라’ 결성을 주도한 정태근 의원은 SBS 라디오에 출연해 “소장파가 당 대표 후보를 한 사람만 내서 힘을 합쳐 당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