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 드러난 北 사이버테러 핵심 ‘미림대학’… 김정일 지시로 1986년 설립

입력 2011-05-12 18:35

5년제… 매년 해커 120명 배출

검찰이 농협 전산망 마비의 주범으로 북한의 해커부대를 지목하면서 그 실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의 새로운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는 사이버테러, 그 핵심에 북한의 ‘미림대학’이 있다.

미 MSNBC방송은 11일(현지시간) 북한 사이버테러 요원들의 산실로 불리는 미림대학의 실체에 대해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 기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림대학은 1986년 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평양 미림동에 설립됐다. 첫 이름은 조선인민군 지휘자동화대학이었다. 이후 2000년에 김일 정치군사대학으로 이름이 바뀐다. 공식이름은 조선인민군 144 군사기지다.

첨단 비밀임무를 수행하는 기관답게 전국의 수재들을 뽑아 해커로 양성한다. 고등학교 최우수 졸업자, 김일성종합대학이나 평성이과대학 같은 북한 최고 학부의 성적우수자 등이 선발된다. 기본과정인 학부는 5년제이며 해마다 120명의 졸업생을 배출한다. 대학원에 해당하는 연구 과정은 3년제로 운영된다.

정규과정은 전기공학·지휘자동화·프로그래밍·기술정찰·컴퓨터공학 등 5개 전문 분과로 이뤄져 있다. 특히 지휘자동화 과정에서는 남한의 조기경보 시스템을 교란할 해킹 기술을 집중적으로 가르친다.

학생들은 졸업 후 총참모부 정찰총국 산하 해킹 전문부대인 ‘121소’로 배치된다. 이 부대는 90년대 초부터 평양 고사포사령부의 컴퓨터 명령체계와 적군 전파교란 등의 연구를 수행했다. 98년부터는 해킹과 사이버전을 전담하고 있다.

또 1000여명의 해커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2개의 전자전 여단에 소속돼 해킹 프로그램 개발과 연구를 담당하게 된다.

미림대학 출신으로 자동화부대에서 활동했던 탈북자 장세율 씨는 지난달 21일 사단법인 국제외교안보포럼 주최 ‘북한군 현대전 시나리오’ 강연회에서 “미림대학 출신들이 사이버공격을 주도하며 디도스 공격을 비롯한 공격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연구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사이버전쟁의 중요성을 깨달은 북한이 해킹부대 규모를 늘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군사전문지 글로벌시큐리티 존 파이크 대표는 “국제적 고립과 경제난에도 북한이 사이버부대 육성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