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멱살잡이’ 도의원… 제주, 민간행사 보조금 지원 요구

입력 2011-05-12 18:23

제주도의회 의원이 의회에서 공무원의 멱살을 잡고 욕설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지역 본부는 12일 제주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도의원이 우월한 직위를 이용해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공무원에게 폭언을 퍼붓고 멱살을 잡는 등 폭력에 가까운 작태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전공노 제주지역본부는 제주도의회 장모(한나라당·노형을) 의원에 대해 진정성 있는 공식 사과와 의회 차원의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이에 앞서 제주도 스포츠산업과 임모 주무관은 지난 11일 오전 장 의원으로부터 황당한 일을 겪었다며 공직사회 내부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내용을 지방언론에 기고했다.

임 주무관은 “장 의원이 요청해 의원 사무실을 찾아갔더니 ‘모 단체가 체육행사를 하는데 민간행사 보조금을 지원 못하는 근거가 뭐냐’고 내게 따졌다”며 “그 단체는 보조금을 지원해줄 수 없는 대상이라며 양해를 구했지만, 장 의원은 욕설과 함께 멱살을 잡으며 ‘너 그냥 안두겠다’ ‘도지사에게 전화하겠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임 주무관은 사무관 2명과 함께 장 의원 사무실을 찾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장 의원은 이에 대해 “막역한 고향 선후배 사이라서 편하게 생각했다. 공인으로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조만간 공식적인 자리를 마련해 임 주무관에게 사과하겠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당시는 지난 5일에 끝난 행사에 왜 예산 집행이 안됐었는지를 물었을 뿐”이라며 “보조금을 집행해 달라고 실무자에게 압력을 행사하는 자리가 아니었는데 일부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