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차관’ 박영준, 이제 남태령 넘나… 조만간 ‘퇴진’ 관측
입력 2011-05-11 21:24
‘왕차관’ 박영준(사진) 지식경제부 제2차관이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조만간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박 차관은 11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남태령(정부과천청사)을 넘지 않겠다는 약속을 그동안 지켰다고 자부한다. 공직자로서 마지막 날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도와줘서 고맙다는 인사말과 함께 거취를 정리하는 듯한 발언을 많이 했다.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무엇보다 정치에 대한 질문도 피하지 않았다.
그는 최근 한나라당 원내대표 선거 결과와 관련, “원내대표 선거는 의원 간 친소 관계가 결정적이다. 자기만 내세우는 사람보다는 더불어 정치하는 사람에게 유리하다”면서 “그동안에 당직을 부산, 경남에서 너무 많이 맡아온 점이 주류에게 역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 차관은 향후 거취에 대해 “임명직 공직자는 임명권자에 따르는 게 기본 도리”라면서도 “물론 여건과 상황 변화가 있으면 개인적 결단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변화나 도전에 주저하거나 두려워한 적이 없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총선 출마 의지를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경부에서) 쉼 없이 일해 왔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을 많이 했다”면서 “지금까진 내가 일을 많이 벌였는데, 다음 차관은 마무리하고 수습하며 내실을 다지는 차관이 됐으면 좋겠다”고 이임 인사와 같은 말을 했다. 박 차관은 지난 8개월여간 자원외교 업무 차원에서 22개국을 순방했다고 한다.
박 차관의 총선 출마가 한나라당 내에서 어떤 반응을 불러일으킬지 관심이다. 이상득 의원의 최측근이기도 한 그는 권력 실세로서 비주류 측 공격 대상이기도 하다. 벌써부터 일부 소장파 의원들이 이 의원의 총선 출마를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박 차관에게도 직·간접적인 불똥이 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