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학생들 사회적응 돕는다”… 특수학교, ‘학교기업’ 설립 바람

입력 2011-05-11 18:32


정신지체, 시각장애 등 장애학생을 교육하는 특수학교에 ‘학교기업’ 바람이 불고 있다.

학교기업은 학교 내에 마련된 사업장에서 학생들이 직접 상품을 만들어 파는 기업으로, 대학이나 실업계고교에서 학생들의 직업훈련을 위해 운영돼 왔다. 하지만 이제는 특수학교들이 장애학생들의 사회적응 돌파구로 학교기업 세우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구 광명학교(시각장애 특수학교) 등 대구 특수학교 5곳은 지난달 7일 공동으로 학교기업 ‘성산’을 설립했다고 11일 밝혔다. 대구 대명3동에 문을 연 성산에는 성산사무용지, 성산베이커리, 카페 위(CAFE WE), 그린기프트(홍보·판촉물), 행복꿈터(기계·부품조립), 광명안마클리닉 등 소규모 사업체들이 들어서 있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학교에서 배운 기술로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것은 물론 상품을 직접 판매하는 일까지 해내고 있다.

울산에도 내년 초 장애학생들을 위한 학교기업이 생긴다. 울산시교육청은 울산 대안동 태연학교(정신지체 특수학교)에 학교기업을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학교기업에는 화장지·천연가정용품·쇼핑백 제조실과 조립외주 작업실, 웰빙야생차 가공실, 축산사업교육실 등이 마련될 예정이다. 이곳 역시 학생들이 직접 제품을 생산·판매하게 된다.

인천 미추홀학교와 광주 선광학교(이상 정신지체 특수학교)에도 올해 7월과 10월 각각 학교기업이 들어선다. 학생들은 미추홀 학교에 들서는 ‘학교기업형 직업훈련실’에서 구두미화업, 천연비누 제작, 조립·포장 등의 직업훈련을 받고 직접 만든 제품을 기업과 주민에게 판매하게 된다. 선광학교도 20억원의 예산으로 부지 1216㎡, 지상 3층 규모의 학교기업을 만들 계획이다.

김준희 성산 학교기업 운영부장은 “특수학교의 학교기업을 통해 장애학생들의 직업훈련은 물론 사회 구성원으로서 적응하는 법도 가르칠 수 있다”며 “학교기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작업장에서 근무하는 장애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