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금리 5개월째 마이너스… 4월 3년만기 국고채 -0.5%
입력 2011-05-11 18:30
시장금리가 물가상승률에 미치지 못하는 ‘마이너스 실질금리’가 5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1995년 채권금리 통계가 집계된 이후로 최장 마이너스 상태다.
11일 금융투자협회와 통계청에 따르면 시장금리를 대표하는 3년 만기 국고채의 실질금리는 지난달 -0.5%를 기록했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2%였고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연 3.7%(월평균)였다.
실질금리는 지난해 9∼10월 마이너스에서 11월 0.1%로 ‘반짝 플러스’ 전환했지만 이내 급락하면서 12월 -0.3% 이후 4월까지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특히 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 이후 격월로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음에도 실질금리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어 금리가 ‘마이너스 덫’에 빠진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전 세계 과잉유동성 등으로 기준금리 인상의 약발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채권금리 통계가 집계된 95년 이후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2004년 중반(7∼10월, 4개월)과 금융위기 직후(2008년 12월∼2009년 3월, 4개월)에 이어 세 번째다. 하지만 당시는 정책당국이 기준금리를 내리고 있어 지금과는 상황이 정반대다.
낮은 실질금리는 가계나 기업 등 실물경기를 부양하는 효과보다는 원자재 등 세계 상품가격의 거품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까지 인플레이션이 진행됐음에도 국내외 경기가 괜찮은 흐름을 보인 것은 낮은 실질금리 때문”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런 효과는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추후 인플레이션의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