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이례적 1분기 배당 포기 왜… 5월 18일 적격성 심사 돌파 승부수
입력 2011-05-11 21:23
외환은행이 올 1분기 배당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는 지난해 2분기부터 분기배당으로만 329억∼2796억원을 받아온 만큼 이번에도 분기배당은 당연시됐었다. 그러나 금융위원회가 오는 18일 정례회의를 열고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안건을 처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입장이 달라졌다. ‘먹튀’ 논란을 더 키웠다가는 적격성 심사는 물론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심사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마지막 고비까지 6일을 남긴 하나금융과 론스타가 몸을 낮추며 사실상 총력전을 벌이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는 현재까지 투자원금 2조1548억원을 넘어서는 2조4000억여원을 벌어들였다. 이 중 2003년 외환은행 지분 13.6%를 1조1928억여원에 블록세일(대량매매)한 것을 제외하면 모두 7차례에 걸쳐 1조2000억원 이상을 배당금으로만 벌어들였다. 특히 2006∼2009년 연말 결산배당을 받던 론스타는 지난해 2분기부터 주당 100∼850원의 분기배당을 받아왔기에 이번 배당 포기는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나금융에 따르면 이번 배당금은 외환은행의 매각대금에 포함돼 있어 이를 받으려면 하나금융의 동의가 필요하다. 하나금융은 ‘먹튀’ 비판 여론을 감안해 론스타 측에 분기배당 포기를 권유했고 론스타도 이를 받아들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환은행 실적을 보면 이번에 주당 100원 정도의 분기배당을 해도 자본적정성에 어떤 문제도 생기지 않는다”면서 “하나금융과 론스타가 함께 몸을 낮추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론스타로서도 손해 보지 않는 ‘장사’다. 배당금을 먼저 받으나 나중에 매각대금으로 합해 받으나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만약 외환은행 매각 계약이 파기되더라도 올해 나머지 분기배당을 실시하면 손실분을 회복할 수 있다. 특히 올 1분기 하려던 주당 100원의 배당금액은 그동안 실시해온 분기 배당 중 가장 적은 금액이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과 론스타의 마지막 승부수가 금융위를 ‘감동’시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나금융은 최근 경쟁은행에 자산규모나 수익률이 뒤처지고 있어 외환은행 인수가 절실한 상황이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