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가분한 윤증현 진지한 박재완… 경제정책조정회의 나란히 배석

입력 2011-05-11 18:16

떠나고 새로 오는 두 경제 수장이 한자리에서 만났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후임자로 내정된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은 11일 임명 뒤 처음으로 공식석상에서 얼굴을 마주했다.

윤 장관은 어깨가 가벼운 듯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얼굴 가득 미소도 띠었다.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경제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한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등 다른 장관들은 “표정이 왜 이렇게 좋으시냐” “표정 관리 좀 하셔야겠다”며 덕담을 건넸다. 윤 장관은 옆자리의 후임자 박 장관과 악수로 인사를 나눴다.

박 장관은 시종일관 진지했다. 다른 부처 참석자들로부터 축하 인사를 받고 나서 재정부의 언론 스크랩과 자료를 보면서 회의를 준비했다. “청문회 준비가 잘 되고 있느냐” 등 기자들이 던지는 질문에는 “예” “없습니다” 등 짧게 대답했다.

이날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선 의장인 윤 장관 오른편에 박 장관이 앉았다. 선·후임 재정부 장관이 인수인계를 할 수 있도록 특별하게 좌석을 배치한 것이다.

윤 장관은 회의 시작에 앞서 “오늘 회의가 제가 주재하는 마지막 경제정책조정회의가 될지도 모르겠다”고 운을 뗐다. 윤 장관이 오는 20∼21일 카자흐스탄에서 열리는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총회에 참석할 경우 그 주에 열리는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할 수 없다.

윤 장관은 “어려웠던 시절에 경제를 이만큼 회복시키고 떠나서 마음이 든든하다”면서도 “물가 등 현안들이 산적해 마음이 무거운 측면도 있다”고 했다. 이어 “적임자인 박 장관이 뒤를 맡아줘 마음이 든든하다. 한번 해병이면 영원한 해병이라는 말이 있듯 내각 밖에서도 응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내내 굳은 얼굴로 회의에서 나오는 발언에 귀를 기울였다. 새로 오는 재정부 장관으로서 포부나 인사말은 없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