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 행복한 세상 만든다… 가정의 달에 살펴 본 ‘좋은교사운동’ 캠페인

입력 2011-05-11 17:35


가정의 달에도 ‘풍요 속 빈곤’은 여전하다. 올해도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한 각종 행사들이 많이 열리고 있다. 하지만 돌봄의 사각지대에 있는 학생들의 얼굴엔 수심이 가득하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싶지만 손 내밀 이가 없을 것 같아 고개를 숙이고 만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것을 최우선 사명으로 삼고 있는 교사들의 모임인 ‘좋은교사운동’(대표 정병오)은 이러한 소외받는 아이들을 위해 특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교사와 학생이 함께하는 이 같은 아름다운 동행이 일반인에까지 영향을 미쳐 작은 기적을 일으키고 있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캠페인을 소개한다.

◇희망과 꿈 살려주는 ‘일대일 결연 기금’=좋은교사운동은 매년 4월과 5월 학급에서 가장 가난하고 힘든 아이와 교사가 일대일 결연을 맺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3월부터 가정방문 혹은 학생상담을 통해 발견된 아이 가운데 교사의 도움을 가장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대상을 일대일 결연을 통해 특별한 지원과 사랑으로 돌봐주는 프로그램이다.

가난하고 소외된 아동들에 대한 사회 복지 체계가 있지만, 교사가 학생의 삶에 좀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사회복지 체계의 사각지대가 아주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물질적 도움을 넘어 깊은 사랑과 구체적인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이 많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아이들 가운데 가장 힘든 아이와 교사가 일대일 결연을 맺는다. 교사가 감당할 수 없을 경우에는 지인이나 지역사회 혹은 종교단체의 도움을 받아 아이를 연결해 주기도 한다.

아이와 교사의 일대일 결연 내용은 아이와 교사의 상황에 따라 다양하다. 기본적으로 교사가 아이를 정기적으로 만나, 정성껏 돌본다. 학습지도가 필요한 아이에 대해서는 학습지도를 해 주기도 하고, 상담이 필요하면 상담으로, 물질적 도움이 필요한 경우에는 물질적 지원도 해 준다. 역시 교사 개인의 힘으로 감당하기 힘들면 일대일 결연 기금을 활용한다.

좋은교사운동 본부에서는 일대일 결연에 참여하고 있는 교사들의 현황을 파악해 교사들이 이 일을 지속적으로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 정병오 대표는 “일대일 결연 기금을 통해 재정 지원을 하는데 참여 교사의 규모가 해마다 다르다”면서 “올해는 1000명의 교사가 참여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과급의 10% 기부 일반인도 환영=일대일 결연 활동을 하다 보면 재정 지원이 절실한 경우가 많다. 그 규모가 교사 개인이 감당하기에 역부족인 경우가 다반사였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복지법인 유스투게더와 협력, 일대일 결연 기금을 만들었다. 이 기금은 주로 매 학기 초 교사 성과급을 받을 때 그 성과급의 10%를 기부해 조성한다. 올해는 4월 말 혹은 5월 초에 성과급이 지급되기 때문에 5월 초부터 중순까지 집중적으로 성과급의 10%를 가난한 아이들과 함께 하자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올해 목표는 500명의 교사가 성과급의 10%를 기부하는 것이다.

일대일 결연 기금은 기본적으로 교사들의 성과급 10% 기부금이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교사들의 기부금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교사의 일대일 결연 소식을 접한 일반인이나 기관 가운데 교사들의 일대일 결연이야말로 가난한 아이들의 필요를 가장 정확하게 돕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기부를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기부금에는 가난한 아이들을 돕고자 하는 마음을 교사들이 통로가 돼 도움이 필요한 아이에게 흘러가게 한다는 의미에서 ‘축복의 통로 장학금’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15일은 스승의 날이라 학부모들이 교사에게 선물을 해야 할 것 같은 부담을 갖고 있다. 좋은교사운동은 스승의 날이 교사들이 학생이나 학부모로부터 감사 인사를 받는 날이 아니라 교사가 가난한 아이들과 함께 함을 통해 교사 본연의 사명을 확인하는 날이 되기를 소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좋은교사운동은 5월 중에 교사들이 일대일 결연을 하고 학생들과 함께 영화관람, 야구장 응원, 뮤지컬보기 등 문화 활동을 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일대일 결연 학생들과 함께하는 문화활동은 전국 120개 지역 모임 별로 자율적으로 이뤄진다. 학생들의 경비는 일대일 결연 기금에서 지원한다(02-876-4078).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