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인터넷·통신시장 판도변화 예고… MS, 인터넷 전화회사 ‘스카이프’ 85억달러에 인수

입력 2011-05-10 22:30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터넷 전화회사 스카이프를 현금 85억 달러(약 9조원)에 인수한다고 블룸버그통신 등 미국 언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MS의 스카이프 인수는 애플, 구글과의 모바일 경쟁에서 더 이상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세계 통신시장 판도가 바뀔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 구글, 페이스북도 스카이프 인수를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6억6300여만명이 가입하고 있는 스카이프는 2003년 룩셈부르크에서 설립된 무료 인터넷 전화회사다. 스카이프 가입자끼리는 공짜 통화를 할 수 있다. 국제전화도 스카이프를 이용하면 일반 유·무선 전화에 비해 훨씬 이용료가 싸다.

MS는 고전하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에 스카이프 서비스를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MS는 지난해 애플의 아이폰 운영체제인 i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에 맞서 ‘윈도폰7’이라는 운영체제를 내놨으나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IT 전문가들은 MS가 윈도폰7에 스카이프 기능을 포함시켜 무료 인터넷 전화 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런 전략이 성공할 경우 세계 이동통신시장이 무료통화 중심으로 급변할 가능성도 있다.

MS가 스카이프 인수·합병(M&A)을 통해 인터넷·모바일 분야로 사업 중심을 전환하려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번 M&A는 MS의 36년 역사에서 가장 큰 규모다.

그렇지만 MS의 스카이프 인수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스카이프가 수익을 낼 가능성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MS가 무리하게 베팅했다는 것이다.

스카이프는 수익 모델이 불안정하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해 700만 달러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창사 이래 빚이 모두 6억8600만 달러나 된다. 스카이프는 2005년 이베이에 26억 달러에 팔렸었다. 이베이는 지분 70%를 2007년 실버레이크파트너스 등 투자기업에 넘겼다.

스카이프를 활용해 무료전화 서비스를 스마트폰과 결합시킨다는 시도에 대해서도 회의적 시선이 지배적이다. 이동통신사들이 무료전화를 허가할지 의문이라는 의견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인수 협상에서 스카이프는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의 자문을 받았지만 MS는 외부의 투자 자문을 거의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