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근감사직 어쩌나… 금융계, 금감원 출신 배제 후보군 물색 고민

입력 2011-05-10 22:21

금융권이 고민에 빠졌다. 최근 금융감독원 출신 낙하산 인사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임기가 만료되는 상근감사직에 누굴 앉히느냐를 두고 눈치 보기를 하고 있다. 지금껏 관행이던 금감원 출신을 배제한 채 후보군을 물색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 20여명, 보험업계에서 9명의 상근감사들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6일 상근감사 신청을 받은 메리츠종금증권은 오는 18일까지 공모를 연장했다. 금감원 출신 인사들이 신청을 꺼려 백수현 감사의 후임자를 구하지 못했기에 더 시간을 두고 결정하자는 조치였다. 이에 따라 이번주 후임자를 뽑아 이달 27일 주주총회에서 선임하려던 일정도 늦춰지게 됐다.

이달 감사 임기가 끝나는 증권사는 한화, 토러스, 현대 등이다. 우선 금감원 회계서비스국장을 지낸 윤석남 감사를 내정했던 대신증권은 김경식 메릴린치증권 서울지점 상무이사를 후임 감사로 뽑는 안건을 주총에 부쳤다.

이트레이드증권도 다음달 중순 임기 만료인 금감원 감사실장 등을 지낸 심형구 감사의 연임 방침을 철회하고 결국 새로운 사람을 찾기로 했다. 2009년부터 금감원 출신이 감사로 재직해 온 NH투자증권 역시 ‘연임 불가’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 출신의 기존 감사에 대한 연임을 확정하거나 여전히 임기가 남은 감사를 두고 있는 금융회사도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금융감독원의 경영지도팀장을 하던 김석진 감사의 연임을 11일 예정된 이사회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임기가 만료되는 감사들의 경우에는 교체 명분이 충분한 만큼 차라리 상황이 낫다”면서 “금감원이 재직 중인 금감원 출신 인사들을 파면하라고 한 것은 아닌데 임기가 남은 사람들을 나가라고 등 떠밀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