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명 입양한 공무원 “더 많이 입양하는 게 꿈”

입력 2011-05-10 18:29


매년 1000명 이상의 우리 아이들이 해외로 입양되는 현실에서 한 하위직 공무원이 8명의 자녀를 입양해 친자식처럼 돌보고 있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소에서 방호원으로 근무하는 탁정식(59·사진)씨. 탁씨는 착실한 종교인으로 결혼 후부터 입양을 원했던 부인 강수숙(50)씨에게 감화돼 입양을 하게 됐다. 탁씨는 큰아들이 세 살이 되던 1999년 장애가 있는 여자아이를 입양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3월 다섯 살 된 아들 두 명까지 모두 8명을 줄줄이 가족으로 맞았다. 이 중에는 뇌병변 1급 중증장애아 등 장애를 가진 자식들이 4명이나 된다.

서울 율현동의 방 3개짜리 30평대 주택에서 고등학교 2학년인 큰아들, 중2인 딸과 아들, 초등학교 6학년, 3학년, 2학년, 1학년과 꼬맹이들까지 한 집에 모여 산다.

방호원 월급으로 11명의 대식구가 생활하기에 살림살이가 넉넉하지 않지만, 아이들도 탁씨 부부도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 몸에 밴 절약으로 지출을 최소화하고, 모자라는 양육비용은 주변 도움으로 충당하고 있다. 장애아는 한 명당 월 40만∼50만원의 양육 보조금과 수술비 지원 등을 받지만 중증장애아에게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탁씨는 “지난달에 아이가 걸을 수 있도록 수술을 받으면서 지원금을 모두 써버렸다”며 “또 수술을 받아야 할 텐데 걱정이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아이가 수술을 받느라 한 달씩 입원하면 강씨가 병원에서 간호를 해야 하니 나머지 식구들은 초비상이 걸린다.

그럼에도 탁씨 부부는 매일 기도하고 있다. 아이들을 더 많이 입양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탁씨는 2003년 선행봉사 실천 공무원으로 장관 표창을, 2007년에는 국무총리 표창과 함께 ‘칭찬해주고 싶은 공무원’으로 선정됐다.

황일송 기자 il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