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확인 바이러스성 폐렴 사망자 발생… 30대 임산부

입력 2011-05-10 21:29

정체불명의 바이러스에 의한 폐렴 환자가 최근 잇따라 발견된 가운데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최근 정체를 알 수 없는 바이러스성 폐렴으로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8명의 환자 가운데 A씨(35·여)가 10일 오전 뇌출혈 증세로 사망했다.

임산부였던 A씨는 감기 증세로 지난달 8일 병원을 찾았고 결핵 진단을 받았다. 병원이 처방한 약을 먹고도 상태가 악화되자 3일 후 응급실을 거쳐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그러나 폐 조직이 딱딱해지는 폐 섬유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뇌출혈 증세까지 보이다 결국 입원 한 달 만에 숨졌다. 임신 9개월이던 A씨는 치료를 위해 강제 출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환자 중 4명은 여전히 중환자실에 있다. 한 명은 폐 이식 수술을 받았다. 다른 두 명은 상태가 호전돼 일반병실로 옮겨졌고 한 명은 퇴원해 외래 진료를 받고 있다. 사망한 A씨를 포함해 8명 중 7명은 출산 전후의 산모다.

질병관리본부는 환자에게서 혈액 등 시료를 채취해 폐렴을 유발한 바이러스의 실체를 확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병원도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환자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병원 검사 결과 환자 두 명에게서 계절 감기의 원인인 아데노바이러스와 코로나바이러스가 검출됐지만 폐렴의 원인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양병국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센터장은 “검사 결과는 12일쯤 나올 것”이라며 “외국 논문에 따르면 산모 1000명당 폐렴환자가 1.51명 발생하고 원인을 밝히지 못하는 경우가 30%에 이른다. 이번 일로 산모들이 너무 불안해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