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파키스탄, 빈 라덴 부인 조사 허용”… 파키스탄선 "공식요구 없었다"

입력 2011-05-11 01:39

파키스탄이 오사마 빈 라덴의 부인 3명에 대한 미국의 면담 조사를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 라덴 사살 작전을 둘러싼 두 나라 간 갈등이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지 주목된다.

미국 정부 관계자가 “파키스탄이 빈 라덴 부인 3명에 대한 조사를 허용하겠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고 AP통신 등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CBS방송은 “서면조사가 아니라 직접 면담 방식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파키스탄 정부는 미 언론들의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살만 바시르 파키스탄 외무차관은 이날 “미국이 지금까지 빈 라덴의 미망인들에 대한 접근을 공식 요구한 바 없다”며 “미국이 공식 요구하면 이 사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고 dpa통신이 보도했다.

양국 간 갈등의 불씨 역시 꺼지지 않은 상태다. 카니 대변인은 “파키스탄 영토에서 작전한 데 대해 사과하지 않겠다”고 말했고, 파키스탄 유수프 길라니 총리는 “미국이 또 일방적으로 작전을 실시하면 군사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파키스탄과 앙숙 관계인 인도의 만모한 싱 총리와 전화통화를 해 상대를 자극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 일간 가디언은 “미국과 파키스탄은 이미 10년 전 빈 라덴 공습 작전에 동의하는 비밀 협정을 맺었다”며 두 나라 간 갈등이 표면적인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파키스탄의 항의가 자국민을 의식한 정치적 행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미 백악관은 빈 라덴에 걸렸던 현상금 5000만 달러는 지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카니 대변인은 “내가 아는 한 ‘빈 라덴이 아보타바드 5703에 있어요’라고 알려온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국영 이란통신이 10일 “빈 라덴이 미군 특수부대의 작전으로 사살된 것이 아니라 훨씬 전에 병사했다는 확실한 증거 자료를 가지고 있다”는 이란 정보기관 수장인 헤이다르 모슬레히의 인터뷰를 전했다. 또 알카에다의 비디오를 방송해 온 웹사이트(Shoumoukh al-Islam)는 이날 미국이 최근 공개한 빈 라덴 비디오를 빈 라덴의 과거 사진과 비교한 뒤 가짜라고 주장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