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핵문제 등 다룬 인권영화제 5월 19일부터
입력 2011-05-10 18:48
인종차별, 4대강, 환경과 빈곤, 방사성 폐기소 민감한 주제를 다룬 영화들이 5월 대학로에 모인다. 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서울 혜화동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리는 제15회 서울인권영화제 이야기다. 영화제는 ‘나와 당신의 거리’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해외 11개국 출품작 11편 등 31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서울인권영화제는 1996년 시작된 1회 때부터 ‘표현의 자유 실현’을 표방해 온 비영리 영화제다. 올해도 무료 상영과 검열 거부라는 두 가지 원칙을 준수했다. 영화관이 아닌 공원이 영화 상영 장소가 된 것도 그 때문.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비법)이 규정하는 영화 상영을 위한 추천 제도를 이들이 거부하는 바람에 상영관 대관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사실상 거리 상영인 셈인데 프로그램은 다양하다. 영화제 첫날인 19일에는 ‘차별 저항 거리’를 주제로 사회적 소수자들의 인권을 다룬 영화가 상영될 예정. 상영작 목록 가운데 지난달 괴한들이 쏜 총탄에 맞아 숨진 아랍계 이스라엘 영화감독 줄리아노 메르 카미스가 연출한 ‘아나의 아이들’이 눈에 띈다. 이스라엘 군대가 여러 차례 침공했던 팔레스타인 서안 제닌지구 아이들이 주인공이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학교에 다니던 아이들이 전쟁으로 목숨을 잃어가는 현실을 다룬 영화다. ‘시민 마틴 루터 킹’은 인종차별 반대 운동의 역사를 담은 다큐멘터리. 20일에는 ‘자본 노동 거리’라는 주제로 노동자를 기계화하고 환경을 황폐화하는 자본의 폐해를 지적한 영화가, 21일에는 ‘핵 평화 거리’라는 주제로 세계 각지의 전쟁과 핵폐기물 등의 문제를 다룬 영화들이 상영된다. 22일에는 ‘민주주의 거리’라는 이름으로 용산참사와 선거 등 정치적 이슈가 다뤄질 예정. 폐막작으로는 리드테아드 오 돔네일 감독의 ‘파이프’가 선정됐다. 아일랜드 로스포트 지역을 통과하는 송유관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모습을 통해 소시민에 대한 돈과 권력의 횡포를 그린 영화다. 상영 일정은 홈페이지(seoul.humanrightsff.org)와 전화(02-313-2407)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