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도 빼고 스트레스도 날리고… 복싱 다이어트 열풍

입력 2011-05-10 17:36


모규엽 기자 복싱체육관 1일 체험

헝그리 운동의 대명사였던 복싱이 최근 다이어트라는 이름과 함께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아마추어 복싱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배우 이시영씨가 복싱을 통해 체지방을 4.7kg까지 줄였다는 소식에 복싱 다이어트의 열풍이 더욱 강하게 불고 있다. 이에따라 본보 체육부 복싱 담당인 모규엽 기자가 지난 9일 전 WBA 슈퍼페더급 세계챔피언 최용수씨가 관장으로 있는 경기도 시흥시 은행동 최용수 복싱체육관을 찾아 1일 체험을 해봤다.

#복싱은 유산소 운동…“10분 만에 땀이 범벅”

오후 3시30분. 체육관이 있는 7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오른쪽 방에는 러닝머신 등 헬스기구가 있는 웨이트 트레이닝룸이, 왼쪽에는 링과 샌드백이 있는 복싱룸이 있었다. 최 관장에게 간단하게 복싱 에어로빅에 대한 설명을 듣고 옷을 갈아입은 후 곧 바로 복싱룸으로 들어섰다. 체육관에서는 크게 두가지 운동을 체험했다. 기초체력을 향상시켜주는 피지컬 트레이닝과 복싱 능력을 향상시켜주는 복싱 운동이었다. 기자는 초보였기 때문에 피지컬 트레이닝을 우선 실시했다.

시간은 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이 체육관에서 피지컬 트레이닝을 담당하는 정철수 사범은 줄넘기를 넘겨줬다. 그는 줄넘기 3라운드를 실시하라고 했다. 복싱 연습에서는 운동하고 쉬는 횟수를 복싱경기처럼 ‘라운드’라고 불렀다. 3라운드란 3분 동안 줄넘기를 하고 1분을 쉬는 것을 3번 실시한다는 뜻이다. 기자는 상당한 비만 체중을 가진 초등학교 6학년 학생과 함께 운동을 시작했다. 쉽게 봤던 줄넘기였지만 10여분간 뛴 줄넘기 3라운드가 끝나자 땀이 비오듯 쏟아졌다.

이윽고 곧바로 정 사범이 원뿔형 기둥인 콘 9개를 바닥에 나란히 놓았다. 초등학생과 함께 그 콘을 왕복하는 운동을 실시했다. 지그재그로 가기, 오른발·왼발 높이 들고 가기, 뒤로 가기 등 총 10여가지의 자세로 콘 사이를 왔다갔다하는 운동이었다. 기자도 고교 시절 킥복싱을 했었고, 야구 동호회에도 가입해 운동을 하고 있지만 이 콘 운동을 하고 10분이 지나지 않았는데 숨이 찼다.

힘이 빠져 출발지로 천천히 걸어가자 “이 운동에서는 걸어선 안됩니다. 뛰세요”라는 정 사범의 호통에 정신이 번쩍 들어 다시 뛰기를 반복했다. 정 사범은 지그재그 등 각종 자세로 얼마나 빨리 콘 사이를 걸어가는 지 스톱워치로 재며 운동시간을 조절했다.

약 20분 가량 콘을 왕복하는 운동을 하고 난 이후에는 헬스룸으로 옮겨갔다. 헬스룸에서는 먼저 스쿼트 운동을 했다. 스쿼트 운동이란 덤벨(아령)을 어깨에 놓고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는 것으로 엉덩이와 허벅지에 탄력을 주는 운동이다.

정 사범은 스쿼트 운동을 실시하는 이유에 대해 “보통 다이어트를 하게 되면 지방만을 줄이게 돼 나중에 요요현상이 올 수 있다”면서 “지방량을 줄이면서 근육량을 늘리게 되면 훨씬 몸이 좋아지게 된다. 이게 바로 유산소 운동”이라고 설명했다. 정 사범은 혹시 잘못된 자세로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을까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운동하는 것을 지켜봤다.

20여분 가량 스쿼트 운동을 한 이후에는 러닝머신을 달렸다. 그리고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피지컬 트레이닝을 마쳤다. 피지컬 트레이닝은 정확히 1시간이 걸렸다.

#살도 빼고, 스트레스도 주먹으로 날리는 복싱

피지컬 트레이닝을 마치고 복싱 운동을 하기 앞서 같이 운동했던 초등학생과 이야기를 했다. 이 초등학생의 이름은 원준서라고 했다. 원군은 이 체육관에 온 지 한 달이 조금 지났다. 원군은 한 달 전 몸무게가 90kg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 몸무게는 85kg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원군은 고도 비만이기 때문에 하루에 피지컬 트레이닝과 복싱 운동을 다 할 수 없어 월·수·금요일에는 피지컬 트레이닝, 화·목·토에는 복싱 운동을 한다고 했다. 원군은 “힘들지만 재미있다”고 했다. 원군은 “복싱을 한 시간 하게되면 몸이 개운해지는 것을 느낀다”며 “또 복싱 운동을 하면서 샌드백을 치면 스트레스가 모두 풀린다”며 웃었다.

이윽고 복싱 운동이 시작되자 이 부문 담당인 한진희 사범이 나섰다. 복싱 운동도 1시간이다. 복싱 운동의 순서는 전신 스트레칭과 러닝머신을 뛰는 준비운동과 줄넘기, 스텝 운동, 펀치 치기, 마무리 운동으로 이뤄진다. 기자는 피지컬 트레이닝으로 준비운동과 줄넘기를 했기 때문에 간단한 스트레칭을 한 후 스텝 운동과 펀치 치기를 했다. 스텝 운동은 4라운드로 했다. 3분을 뛴 후 30초를 쉬고 다시 뛰는 것을 4번 반복한다는 뜻이다. 이어 펀치 치기를 했다. ‘팡팡’ 터지는 소리에 정말 스트레스가 날라가는 듯 했다. 땀으로 범벅된 기자를 옆에서 지켜보던 최 관장은 “한번 (라운드에서 나와) 복싱을 해야하는데…”라며 농을 건넸다. 이어 가벼운 스트레칭을 한 후 모든 운동을 마쳤다.

1시간 반 동안 해본 복싱 운동에 대한 소감은 “짧은 시간에 많은 땀을 흘리게 만든다”는 것이었다. 최관장은 이렇게 하는 것이 바로 유산소 운동이라고 했다. 그리고 라운드가 끝날 때마다 울리는 복싱 특유의 종소리도 묘한 흥분을 일으켰다. 복싱은 그다지 많은 돈을 들이지도 않고, 짧은 시간에 몸과 마음을 개운하게 하는 운동이었다.



시흥=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