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십자가 사건 정통 기독교와는 무관”… 전문가들 “사이비집단 소행인듯”

입력 2011-05-09 19:06

최근 경북 문경에서 발생한 ‘십자가 사건’이 정통 기독교의 가치관을 따르지 않은 사이비 종교사상의 일탈행동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교계 전문가들은 엽기적인 이번 사건을 두고 정통 기독교 가치관을 벗어난 행위이며, 한국교회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규정했다. 임성빈 장신대 기독교윤리학 교수는 “자살이든 타살이든 정통 기독교에서는 있을 수 없는 광신적인 일탈행동으로 기독교 신앙이 절대 아니다”면서 “십자가라는 겉모습만 따랐을 뿐 내용이나 수단 모두 기독교의 가치와 전혀 맞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정재영 실천신대 종교사회학 교수도 “사망자가 자기 스스로를 예수와 동일시했기 때문에 절대 올바른 신앙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한국교회 전통적 가치에선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단언했다.

특히 최초 발견자로, 사망자와 종교적 교감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주모(53)씨의 경우 전직 목사라고 밝혔지만 신학사상이 모호한데다 교단이 파악되지 않아 의문을 사고 있다. 탁지일 부산장신대 교수는 “홈페이지에 올린 글로 봐서 주씨는 무교회주의적 배경 아래 교회 제도나 교리에 비판적인 입장을 갖고 있었으며, 종교다원주의적 성향을 지니고 있었다”면서 “‘시해선’이라는 아이디를 쓰고 있는데 그것은 ‘시체가 그 죽음에서 해방되어 신선이 된다는 뜻을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문경 농암면의 공모 목사는 “몇 년 전 주씨를 만난 적이 있는데 목사라고 하면서 기성 교회를 너무 심하게 비판해 피했다”면서 “미심쩍은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모 목사도 “동네 사람들로부터 목사 출신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지만 교회에서 예배드리는 모습은 한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주씨는 9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출신 신학교와 소속 교단이 어디냐는 질문에 “대한민국에서 목회했다. 더 이상 묻지 마라. (통화를) 그만 하겠다”며 완강하게 답변을 거부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