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성수기 기간 고무줄식 편성 승객 부담 가중시키는 항공사

입력 2011-05-09 21:24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항공사들이 ‘고무줄식’ 성수기 편성으로 고객들의 요금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성수기 기간을 각각 76일로 책정했다. 이들 항공사의 지난해 성수기 기간이 각각 57일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30% 이상씩 늘어났다.

문제는 성수기가 늘어나면 승객의 요금부담이 동반된다는 것. 통상 성수기 요금은 비수기에 비해 10% 정도 비싸다. 이들 양대 항공사의 경우 김포∼제주 간 왕복 기본항공료는 16만8800원이지만 성수기에는 10% 오른 18만5800원이다. 성수기에는 마일리지 보너스 항공권 공제도 50%가량 추가 차감된다. 서울∼광주의 경우 비수기 때는 왕복 1만 마일이 차감되지만 성수기 때는 1만5000마일이 공제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항공사들이 성수기 기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사실상 요금을 인상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국제·국내선 운임의 경우 항공사들은 국제민간항공운송협회(IATA)의 결의를 거쳐 국토부 인가를 받거나 신고를 통해 요금이 결정된다. 하지만 성수기 기간을 늘리면서 인상된 요금을 적용하는 데에는 별도의 신고절차가 없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성수기는 명절과 휴가철, 징검다리 연휴 등 휴일이 3일 이상 이어질 때 적용된다”면서 “올해는 예년보다 징검다리 연휴가 많아 성수기 일수도 늘어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특히 항공사들은 성수기 요금 인상과 관련, 승객 수요 분산과 비수기에 발생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임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양대 항공사를 포함해 저가 항공사 등 7개 국적 항공사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7423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