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개편 7월 이후 유력… MB “당 새 지도부 안정되면…”
입력 2011-05-09 22:10
이명박 대통령은 9일 “청와대 개편은 한나라당의 새로운 지도부가 자리 잡는 것을 보면서 필요한 자리만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8일 유럽 3개국 순방 출국 전 관저에서 청와대 수석비서관들과 티타임을 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들이 전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청와대 참모진 개편은 한나라당 지도부가 구성된 이후인 7∼8월 소규모로 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여권 내부에서는 4·27 재보선 패배 이후 이달 말쯤 대규모 청와대 개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으나, 이 대통령의 생각은 ‘정치적 문책 인사는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이에 따라 임태희 실장, 정진석 정무수석, 홍상표 홍보수석, 김두우 기획관리실장을 중심으로 한 현 청와대 참모진 체제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권재진 수석의 경우 7월 말쯤 법무부 장관 이동설이 유력하다. 그러나 국정원장, 검찰총장, 민정수석 등 사정라인 전체를 새로 개편할 가능성이 있어 유동적인 부분이 많다.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이미 사의를 표시한 1∼2명의 비서관은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쯤 청와대를 그만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은 5·6 개각에서 이미 예고됐다. 이 대통령은 5·6 개각에서 ‘친위체제 강화’보다는 ‘일 중심 내각’이라는 콘셉트를 선보였다.
류우익 전 주중대사, 권재진 민정수석의 장관 발탁까지 포기하면서 던진 메시지다. 정치적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집권 후반기에도 자신의 길을 걸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이 때문에 재보선 참패 책임을 임태희 대통령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에게 물을 이유도 없어진 셈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실장은 마땅한 대안이 없다”며 “임 실장 체제가 12월까지 유지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6일 오후 한나라당 황우여 새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황 원내대표가 선출돼 당에 활력이 생기는 것 같다”고 덕담한 뒤 “순방 다녀온 다음에 한번 보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를린=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