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사살 이후] 오바마 “은신처에 두바이 왕자 있을까 걱정했었다”
입력 2011-05-09 23:17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미 CBS방송 시사 프로그램 ‘60분’과의 인터뷰에서 “오사마 빈 라덴의 은신처에 두바이 왕자가 있을 수 있다고 걱정했었다”고 털어놨다. 그곳에 빈 라덴이 있을지 확신이 없어 초조해했다는 얘기다.
◇오바마, “인생에서 가장 긴 40분”=오바마 대통령은 “작전 당일까지 우리는 빈 라덴이 그곳에 있다고 확실히 말할 수 없었다. (가능성이) 여전히 55대 45의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미 백악관 안보 보좌관 다수가 작전이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오바마는 국가안보 담당 보좌관들이 작전 이틀 전인 지난달 28일까지 백악관 상황실에서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오바마는 거의 10년 만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는 “알카에다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는 기회라면 인명 및 정치적 위험을 감수할 만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작전이 수행되는 동안 은신처 건물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명확한 정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둘째 딸 사샤가 아팠을 때를 제외하고 내 인생에서 가장 길었던 40분이었다”고 했다.
◇미, “빈 라덴 부인 3명 조사 원해”=미국은 은신처에서 붙잡혀 파키스탄 정부 통제 아래 있는 빈 라덴의 부인 3명을 조사하길 원한다. 토머스 도닐런 미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파키스탄 정부에 이들과의 면담을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은 이들에 대한 조사를 허락지 않고 있다.
미국은 부인들이 파키스탄 내의 누가 빈 라덴에게 도움을 줬는지 알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 인사가 개입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오바마는 인터뷰에서 “파키스탄 내에 빈 라덴을 도와주는 조직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유수프 라자 길라니 파키스탄 총리는 9일 의회 연설에서 “빈 라덴 사살과 관련한 음모론은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파키스탄 언론들이 지난 6일부터 미 중앙정보국(CIA) 파키스탄 지부장의 이름을 보도해 논란이 되고 있다. AP통신은 “언론들이 잘못된 이름을 보도한 것으로 파악됐지만, 미국의 침입을 불쾌하게 생각하는 파키스탄 군부와 정보 당국이 개입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현상금으로 테러 희생자 지원”=빈 라덴에게 걸렸던 현상금 5000만 달러를 9·11 테러 희생자에게 지급하자는 법안이 미 의회에서 추진 중이다. 미 뉴욕주 하원의원들은 현상금이 희생자 유가족과 당시 구조대 등을 돕는 단체에 기부될 수 있도록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테러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비행금지승객 명단과 같은 열차탑승 금지자 명단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미 상원에서 제기됐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