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사살 이후] “살아있다” “시신 냉동보관”… 정부 불신이 키운 음모론
입력 2011-05-09 18:08
‘빈 라덴은 살아 있다’는 음모론은 애교 수준이다. 미국 정부가 ‘빈 라덴의 시신을 수년간 냉동 보관해 왔다’는 주장도 있다. 심지어 ‘빈 라덴이란 사람은 처음부터 없었다’는 음모론도 존재한다. 오사마 빈 라덴이 사살되기 전 미국에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케냐에서 출생했다’는 음모론이 유행했었다. CNN에서 대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파리드 자카리아는 왜 사람들이 쉽게 음모론을 믿는지 분석했다.
미국인들이 음모론은 믿는 이유는 중앙정부를 불신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영국의 중앙집권에 반발해 태어난 국가인 탓에 미국인들은 태생적으로 막강한 힘을 가진 중앙정부를 불신한다. 그래서 중앙정부가 늘 뭔가를 꾸미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음모론에 쉽게 빠진다고 분석했다. 미국인들이 믿는 대표적 음모론인 ‘연방준비이사회(FRB)를 조종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 ‘중앙정보국(CIA)이 대통령을 암살했다’ 등은 모두 중앙정부와 연관돼 있다.
파키스탄에도 음모론이 만연해 있다. 파키스탄 군부와 정부 간 벌어지는 파워게임에서 국민들이 철저히 소외되다 보니 다양한 음모론이 자라난다는 설명이다. 수많은 우연들도 음모론을 키우는 요인이다. 세계 최고의 민주주의 국가임을 자부하는 미국에서도, 아랍 독재국가에서도 음모론이 퍼지는 것을 보면 음모론은 정치제도와는 상관없어 보인다고 CNN은 지적했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