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사살 이후] 알카에다 후계자 감감… 내부 권력투쟁 가능성
입력 2011-05-09 18:12
알카에다가 오사마 빈 라덴 사망 이후 일주일째 후계자를 발표하지 않아 내부 권력 투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파키스탄 출신의 정치·군사 전문가 하산 아스카리 리즈비는 “미국의 경계태세가 최고조인 상황에서 알카에다 새 지도부가 분산된 세력을 규합하는 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보통 지도자가 후계자를 지명해야 하는데 빈 라덴은 운둔하면서 외부와의 통신을 차단해 그럴 수가 없었다”면서 내부 권력 투쟁 가능성을 제기했다.
알카에다는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슈라에서 지도자를 선출한다. 슈라 구성원들은 빈 라덴에게 충성 서약을 했다. 때문에 새 지도자에게 같은 충성을 보일지 의문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지적했다. 알카에다가 조만간 슈라를 소집해 새 지도자를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빈 라덴만큼 알카에다를 결집시킬 인물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아이만 알자와히리가 꼽히지만 그는 알카에다 내부에서 그를 싫어하는 집단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자와히리가 분열을 조장하는 성격인 데다 인간적으로도 빈 라덴보다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평가도 있다.
리비아 출신의 전사 아티야 아브드 알라흐만과 아부 아히야 알리비도 새로운 인물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 정보당국 관계자는 “이들이 알자와히리보다 더 매력적이며, 작전권을 넘겨받게 될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고 말했다.
아라비아반도 알카에다(AQAP) 지도자인 안와르 알올라키도 후보로 거론되지만 전투경험이 적고 빈 라덴과의 연관성이 적어 가능성은 작게 평가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