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사살 이후] “팔레스타인 안전없이 美도 안전하지 못하다”… 빈 라덴 남긴 마지막 메시지
입력 2011-05-09 18:12
“팔레스타인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면 미국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다.”
알카에다 최고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군에 의해 사살되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메시지다. 사망 1주일 전에 녹음된 것으로 추정된다.
빈 라덴은 알카에다의 통신 통로인 이슬람 사이트(Shamikh1.net)에 올린 음성 메시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향해 “우리가 팔레스타인에서 안전하게 살 때까지 미국은 안전을 꿈꿀 수 없을 것이다. 가자의 우리 형제가 불안에 떠는 동안 당신들이 평화롭게 산다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므로 신의 뜻에 따라 당신들이 이스라엘을 계속 지지하는 한 당신에 대한 우리의 공격도 계속될 것”이라고 위협했다고 이슬람 뉴스 사이트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빈 라덴은 2009년 12월 25일 디트로이트로 향하는 미 여객기에서 폭탄을 터뜨리려고 시도한 나이지리아인 우마르 파루크 압둘무탈라브를 통해 미국에 ‘메시지’를 주려 했다고 밝혔다. 빈 라덴은 “말로 당신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가능했다면 우리는 여객기를 이용해 메시지를 보내려 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우리의 영웅인 전사 압둘무탈라브가 탄 비행기를 통해 보내려 했던 메시지는 9·11 영웅들이 당신에게 전한 이전의 메시지를 재확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최후 육성 메시지는 1분2초 분량으로 최근 아랍지역 민주화 운동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
하지만 알카에다 북아프리카 지부인 ‘이슬람 마그레브 알카에다’는 ‘재스민 혁명’이 빈 라덴의 지휘 아래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이슬람권 웹사이트 감시 기구인 ‘사이트(SITE)’는 이슬람 마그레브 알카에다가 “아랍권의 민중 봉기는 빈 라덴이 이끈 성전의 일부라고 모든 사람이 증언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슬람 마그레브 알카에다는 웹사이트를 통해 “우리는 이집트와 시리아에 만연한 무지와 부패를 척결하고 미국의 대리인 역할을 하는 정권을 쫓아내는 봉기를 일으켜 빈 라덴의 신망을 얻는 데 최선을 다해 왔다”고 말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