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 당하는 것 한번으로 족해” 이재오, 억울한 심경 토로
입력 2011-05-09 18:22
이재오 특임장관이 지난 6일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이명박계 안경률 의원이 패배한 후 사석에서 “배신당하는 것은 한번으로 족하다. 희생양도 한번이지, 희생양이 직업은 아니지 않느냐”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주류 황우여 원내대표 등장 이후 소장파를 중심으로 당내에서 쇄신 대상으로 자신을 지목하자 억울한 심경을 피력한 것이라고 한 측근은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장관은 9일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집무실에 출근하지 않았다. 매일 새벽 지하철을 타고 청사에 도착, 아침 운동을 하고 집무실로 이동해 하루 일과를 시작했지만 이날은 운동만 하고 지역구(은평구)로 되돌아갔다. 한 측근은 “요즘 장관 심기가 복잡하고 불편하시다”면서 “너무한다. 다들 왜 이재오만 갖고 그러느냐”고 억울해 했다.
이 장관은 앞으로도 외부 일정을 최소화하고, 지역구에 머물며 거취를 포함해 최근 요동치고 있는 여당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묘책’을 고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장고(長考)는 이명박 대통령이 유럽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오는 15일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 장관이 특임장관직을 내놓고 당으로 전격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측근 그룹에서는 부정적 의견이 많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